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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는 청동기에도 이르지 못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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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0-06-18 03:03

본문

아직 청동기에도 이르지 못하여,

 

너를 깊숙히 파고들지 못하고, 

너를 죽일 수도 있으나, 네게 사과를 깍아 줄 수는 없어, 

나는 집이 없어 매달릴 허리춤이 없고, 비빌 언덕이 없어 

검은 눈물을 흘리며 밀어 낼 상처도 없어,


아직 구체직인 살의에 이르지 못하여


뜨거움을 지나오지 못한 날은 차가움에도 이를 수 없고

벌건 녹을 품고 눕지 못하여 

그늘을 품고 이끼를 키우며, 여지껏 나는 푸른데


손길에 길들여진 돌은 발길에 구르지 못하여

신석기에 붙박혀 나는 칼을 잊어버렸네

여기에 죄 없는 자가 있어

간음한 여자에게 날아갈 날을 기다리다

위성에 부리를 박아버린 새라네



아침은 늘 불투명하여

칼에 비친 눈을 들여다보며 눈꼽을 떼지 못하고

한번도 빛을 발하지 않아서 지키던 벌판에서 묻힌

풀의 피는 여지껏 마르지 못하고,


아직 나는 청동기에도 이르지 못하여

강물에 던지려고 주운 돌을 만지작거리다

돌에 베인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았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22 08:23:2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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