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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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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7회 작성일 20-08-05 11:56

본문

장마 / 金然正

 

모든 것이 다 젖었다

산도, 들도, 강도, 집도, 논도, 밭도....,

하늘과 바다, 경계를 잃고 하나 되어 젖었다

 

더 이상 젖기 싫은 나무들은 햇살을 기다리다

쉼 없이 부어대는 빗물에 할 말을 잃었다

같이 있어도 외롭게 빗속에 홀로 서 있다

 

生存(생존)을 위한 매미 한 마리

온 몸을 떨며 소리를 내다 기어이 멈춰서버리고

한 여름은 일찍이 罷場(파장)을 한 듯, 아이들 웃음소리 들리지 않는다

 

잿빛 젖은 거리 寂寞(적막)을 깨듯 어쩌다 출현한 사람은

여름은 가고 늦가을 길 걷듯이

종종 걸음에 거리가 스산하다

 

비에 젖은 우산은 슬픈 색깔을 입고

우산 아래 눈망울은 초점을 잃고

신발도, 어깨도, 생각도, 마음도 다 젖어버렸다

 

뜨거워야 할 여름이 聳身(용신) 못하고

며칠을 창가에 주저앉아서

겸연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한다

오늘도 이렇게 한 날이 빗속에 젖어 흐르고 있으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8-06 16:59: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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