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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7회 작성일 20-08-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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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河口 담수에 깊이 잠긴 펄조개마다 껍질을 벌리고 새하얀 돛을 달았다맑은 물의 흐름에 새하얀 돛은 팽팽하게 부풀었다. 돛의 부드러운 과육(果肉)에 예리한 줄이 파고들었다. 내 유년의 기억 속 둔덕의 후박나무는 갑자기 청록빛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진주 그 빛의 향기가 갈대잎에 조금 어리기만 해도 토끼며 노루청설모수탉같은 것들이 모두 숨었던 자리로부터 튀어나온다자기 피를 내놓는 것들도 있고 자기 한쪽 팔을 내놓는 것들도 있고 가죽이 벗겨져 새빨간 몸이 되어버린 것들도 있다. 죽은 아이들을 매매하는 시장이 있다고 한다. 쇠사슬과 탄피, 유채꽃 눈알과 패랭이꽃 뇌, 물 묻은 미류나무 껍질이 하반신만 잘려져 함께 팔린다고 한다. 죽은 어머니 자궁에 담긴 시퍼런 태아는 특히 높은 가격에 팔린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내겐내 온몸을 뜨겁게 적신 양수의 기억뿐이다. 나는 어머니 자궁에서 갓 나왔을 때 유달리 온몸이 새빨갰다고 한다. 내 머리는 유난히 컸으며 양손에는 혈관을 끊은 흔적이 있었다고 한다. 한없이 긴 철로 위에 누군가 기어간듯 핏자국만 길게 이어져있었다고 한다. 


타오르는 선홍빛 노을 배경으로 인어들이 강변에 늘어앉아있다. 인어들이 빨래하듯 비린 탯줄을 강물에 빡빡 씻고 있다. 손톱 빠진 탯줄의 한쪽 끝은, 노을 속으로 스러져 보이지 않는다. 탯줄의 다른쪽 끝은 강물 안으로 늘어져있었다. 드러나보이는 심연 속 정지한 은어 한 마리, 탯줄에 목이 감겨 질식해있었다. 아까부터 내 망막에는 예리한 낛싯바늘이 꽂혀있다. 찢긴 망막으로부터 눈물 대신 정액이 흘러내린다. 내 어머니께서는 늘 하구에 계셨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8-17 13:18:1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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