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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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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7회 작성일 20-09-1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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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 주 손



그 시장은 늘 사람들로 붐비지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열리는 시장은

이승이 걸어 나오기도 하고

저승이 걸어 나가기도 합니다


좀 섬짓한 시장바닥이긴 해요


하얗게 뒤집어 쓴 면포綿布들은 해체를 기다리는 생선 같아요

살생부 같은 이름표를 단 들것들이 번호표를 기다립니다


하얀 죽음들이 분주히 날아 다닙니다

안간 힘으로 검은관에 매달린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해요


아직 되새김질할 질긴 목숨 다시 살아야 하니까요

수레에 붙은 귀뚜라미가 가을이라 떼지어 웁니다


하얀 죽음이 빛나는 삶을 들고 멀쩡한 가슴을 가릅니다

허공에 뜬 가슴이 속절없이 난도질을 당합니다


산자락을 따라 고향의 강이 구비구비 흘러 갑니다


죽었다 살아 났다는 소리가 몽유夢遊처럼 속삭일 때

나는 처음으로 죽었다 살아 났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9-21 12:15:2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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