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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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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80회 작성일 15-12-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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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 봄?


1.

구름은 검은 구두를 신고 걸어와 영전에 쏟아진다 

"너를 기억하는 세상은 없구나,

너는 너의 기억과 함께 화구로 들어가 사위어라."

산 사람은 살아야지 손에 숟가락을 쥔 사람들

저 어둠으로 환한 흑야의 입들

너는 너의 죽음을 이미 여러 차례 목 넘긴 바 있으므로

서러운 식욕으로도 

막무가내인 성욕으로도

한 세상 몸적시며 흐를 수 있겠구나

검은 구두를 신고 구름이 돌아간다


2.

내가 늙는 동안 젊어진 아이들은 뜻밖에 만난 겨울비를 낯설어한다

그래도 겨울인데 뭔가 오기는 와야 하지 않겠니?

누군가에겐 첫 번째 죽음이고 
누군가에겐 두 번째 죽음일 수 있는 
뜨거운 사랑이

온다, 

먼발치에서

땡 땡 땡 소리나면 열리던 창문들
나를 열지마, 눈알이 쏟아질 것 같아
눈부신 난장亂場의 하루

시끄러운 두부장수처럼 신나게
누구나 자신의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04 11:06: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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