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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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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6회 작성일 20-11-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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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가끔 신은

낯선 여자의 알몸으로 서서

자꾸 만져 보라 한다

 

먹어보라 한다

 

고등학교 젤 친했던 훈석이란 녀석

어느날인가 덥썩

먹어 보더니

 

그후론 입만 열면 신이 쏟아져 나오고

외길 눈빛이 사뭇 정갈해지곤 했다

 

그래서 행복한거냐고

가끔 내가 물을 때

훈석이는 없고

알몸을 감춘 그때 그 낯선 여자 고개를 끄덕여주곤 한다

 

입안 가득

침샘 넘치는 희열을 쫒아 목숨의 경계를 배회한다는 게

어쩌면 길 거리에서 마주치는

신과 벌거벗은 낯선 여자

 

누구도 붉은 얼굴로 나서서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다

 

입안으로 넘기는게

눈 감기며 넘어가는게

 

달콤한 맛인지 달콤함에 눈 감은 나 인지 안다면

신을 먹던

낯선 여자의 알몸을 먹던 나는 결국 나로 쌀 뿐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02 09:27:3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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