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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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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0회 작성일 20-12-0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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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거부도 없이 

째째한 반대도 없이 해마다 

봄은 

초록을 맘껏 뿌려 놓았다가는 한 올 

남김없이 거두워간다 

 

샘솟는 궁금증이 맨발에 묻은 흙을 털고 있다 


내것은 내 것인가 

네 것은 네 것인가 


모가지가 잘려도 흥건히 향기 뿌려 

꽃은 눕는데 


한 사람이 지나가고 가득한 초록으로 

번지던 가슴이 

봄이 두고 간 묵화 속으로 잠길 때 


잠깐 

선명히 지나가는 수염 긴 그림자 

나무와 풀들이 읽어주는 

출생의 주소지 


누구라도 

고향의 번지수는 영원이다 

초록은 다시 초록으로 돌아오고 


누구나 

듣는다 들린다 이내 잊을 뿐 

잊힐 뿐 

아득할 뿐 


손을 뻗어보면 무수히 쏟아지는 다정한 음성 


언젠가 

너의 스물 한 번 째 귀는 

나의 마흔 번째 입과 한 몸으로 산 적이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11 14:16:0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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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특별한 시입니다
제가 40세가 되어서 일까요
감각이 남다르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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