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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琥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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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18회 작성일 20-12-21 10:55

본문

호박(琥珀) 




琥珀 귀걸이 하나를 사주려다가  

주황빛 안에 갇힌 벌레 한마리를 만났다.


그거 알아? 琥珀은 옛날 송진이 땅 속에서 굳어 만들어진 거래.


이 琥珀에 아주 옛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는 다 보여.


진짜?


그럼. 내가 이야기해주지.  


아주 오랜 옛날 엄마 벌레와 아기 벌레가 나무껍질 위를 나란히 기어가게 되었어. 

그런데 송진이 흘러내려 엄마 벌레가 송진 안에 갇힌 거야. 

엄마! 엄마! 아기벌레는 송진 안에 갇힌 엄마 벌레 주위를 돌며 애타게 엄마를 불렀어.


그래서? 그래서?


하지만 엄마 벌레는 대답하지 않았어. 아기 벌레는 울며 울며 혼자 나무껍질 위를 걸어갔지.


연이는 눈가에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그래서 아기는 어떻게 되었는데?


아기 벌레가 울며 가는데 부엉이 한 마리가 날아와 아기 벌레를 날카로운 부리로 콕 찍은 다음 씹어먹고 말았지.


연이는 눈이 빨개져서 귀를 쫑긋하고서 내 말을 듣는다. 


아기 벌레는 죽어 혼령이 되어서도 엄마를 찾아 다녔어. 엄마 엄마 하고 부르면서. 이것이 딱했는지 어느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어. 네 엄마는 보석이 되었으니 너무 슬퍼말고 엄마를 찾아다니지 마라. 


어머머. 그래서?


아기 벌레는 그 말을 듣고 자기 엄마가 밤하늘 별이 된 줄 알고 우주로 엄마를 찾아 떠났지. 하지만 엄마를 만날 수 없었어.

왜냐하면 엄마는 보석이 되어 네 귀에 지금 걸려있으니까. 아기 벌레는 지금도 우주를 떠돌고 있지. 엄마를 찾아.


아기 벌레도 보석이 되었나?


아니, 아기 벌레는 엄마와 달리 보석이 된 적이 없으니까 지금 우주 먼지가 되어 떠돌고 있지.


나는 연이 얼굴이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하여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저 둘레길을 계속 걸어가면 어디가 나오나 하는 식으로 말을 얼른 돌려 버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9 11:04:2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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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화 같습니다
호박보석이 호박꽃 처럼 피었군요
호박꽃은 늙어보입니다
아기벌레도 이제 다 늙었겠지요
죽어서 흔적도 없이 티끌이 되었겠군요
그러나 엄마에 대한 사랑은 계속되겠지요
우리는 엄마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동시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아니라
누가 호박 귀걸이를 보여주며 즉석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해서
만든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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