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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레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40회 작성일 20-1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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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K! 

 

 

노을이 졌다 색종이가 세모 속으로 하늘을 가두자

싹둑싹둑 삼각형으로 잘린 하늘

일제히 회전한다

 

바람의 언어가 부풀어 오르듯 저녁 가까이

붉은 말()들이 쏟아져도

단모음만 긁어낸다 바람이 가진 것은 어깨뿐이어서

간혹 비밀들이 회벽 물무늬로 털실처럼 구불구불 풀려나

기억들을 삭힌다

강기슭에서 웃음에 젖은 아이들이

바람개비 속에 갇혀 유리알처럼 소리친다

 

강은 저 멀리 떠밀려 가는 시선,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

몰캉한 울음들이 조아리며 사라진 물결 위로 흰 손을 던질 때

아이들은 강의 밑바닥이

왜 두꺼워지는지 알고 있을까

애벌레처럼 젖은 발가락들이 바람개비를 돌린다

하류로 하류로 치어 떼처럼 몰려간다

강가의 잿빛 경계가 회오리처럼, 그 안으로 말려들고

작은 아이가 더 작은 아이의 눈 속에서

후우욱-, 간지럽게 돌아간다

바람은 떨어져 나온 하늘

순한 이마 위에서

방앗간처럼 연둣빛 풍경들 돌아간다

 

들판을 달리는 아이들 허벅지와

종아리가 푸른 길섶 여기저기 도꼬마리가 붙어있다

- -

단모음에서 풀려난 메아리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그 뒤를 따라 뛰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9 11:05:4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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