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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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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8회 작성일 20-12-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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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오래전 깊이 사귀던 여자에게

고백한 적이 있었다

내 혈액형이 초등학교 때는

에이비형이었는데 고등학교 때는

비형이었다가 군대 제대할 무렵엔 에이형

이였다고


눈썹을 지그시 내리며 듣고 있던 그녀

흰 이마를 들었을 때


그러니 수혈은 꼭 네 오형이어야만

살 수 있다고 말을 마치니


하얗게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끄덕였다


그런 여자가 좋다

어떤 말에도 머리로 끄덕이는 게 아닌

가슴으로 삼켜주는


한 방울 흘림 없이

내주는 피를 다 받아 먹고 싶은

그 피

아니면 정말 죽을 것 같은 눈부신 착각


언제라도 바라보면 유리와 거울인 여자


흰 수염을 밀고


한번 더 고백하고 싶다

죽도록 너를 사랑했다고 아직


나는 살고 있다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29 11:11:0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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