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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장판에 등을 붙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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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66회 작성일 20-12-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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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장판에 등을 붙이니 좋다. 희망은 잃은 것이 아니라 버린 것이다. 바닥에 까맣게 눌러붙은 희망을 긁어 대지 않아 좋다. 마지막 희망을 흙바닥에 던져 버리지 못하는 꽃은 다시 피지 못한다. 


뒷짐으로 우두커니 붙들어 두었던 뒷모습이 온기에 녹아들면 울퉁불퉁한 지면에 밋밋하게 드러나는 부조가 나를 닮아, 그 또한 좋다. 비빌 언덕이 그립던 내게 이 거대한 행성이 뒷배라니, 그래서 마애불들은 천년이 다 되도록 심심산천 깍아지른 암벽에서 뒷모습을 깍아내지 않는가?  오늘은 온 종일 비가 내려 좋다. 철새들의 날개 위에라도 내려 놓고 싶었던 비구름의 등이 펴지고 쉿쉿 등을 밀듯 바퀴들이 달리고, 누군가 뒤를 으스러지도록 안은듯이 좋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05 13:27:3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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