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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가 있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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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7회 작성일 21-01-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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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가 있는 그림 





 당신은 크고 푸른 물푸레나무 아래 서 있었습니다 약간의 바람이 불고 산그림자 살짝 덮인 호수가 곁에 있는, 또 버드나무가 자주 흔들리며 세월을 읽어주곤 했지요 나는 말없이 당신 곁에 앉아서 나무들의 이야길 받아적곤 했는데, 이파리의 푸른빛이 노트를 물들일 적엔 내 낯빛까지 푸르러만 갔습니다 길이, 숲속에서 걸어나온 좁은 길이 있었는데, 봄여름가을겨울을 시곗바늘처럼 째깍거리며 시간을 바래다주었고 시계는 화가의 그림에선 그려지진 않았지만 주의 깊은 누구나 그림의 바탕색이 시간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죠 그 큰 나무 아래 소실점처럼 서 있는 당신에게 나는 다가가 역원근법으로 그림을 뒤집어 당신을 점으로부터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 점점 커지는 당신, 당신은 본디 소실점으로 그려졌으나 거울 앞에 선 나보다 크고 뚜렷한 눈동자를 가진 커다란 나무였더랬습니다 그러니깐 처음, 당신은 크고 푸른 물푸레나무 아래 하나의 점으로 서 있었습니다 눈과 귀와 코와 사지가 보이지 않던 희미한 그림자 같았던 당신을, 순전히 알아본 건 나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숲을 걸어나온 길이 내게 거울을 가져다주었고, 나는 다만 거울처럼 반사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거울처럼 하염없이 서 있을 뿐이었습니다 거울도 시계도 당신의 세세한 모습도 그려지지 않은, 그저 싸구려 그림으로 방 모서리에 걸려 있는 무명의 화가가 그린 무명의 그림을 보며 나는 오래되었으나 여전히 빛나는 숲길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1-11 15:51:0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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