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적 상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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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12회 작성일 21-01-12 10:20본문
정신병적 상황론
1.
당신을 만나는 방법은
붉은 벽지로 도배된 방에 갇혔다고 상상하는 것
그 안에서 나체쇼를 하는 어떤 나라의 모델들과
함성 속에서 죽어가는 소 한마리를 그려보는 것
2.
국적이 불분명한 마네킹이 전시되어 있다
목이 잘린 채로
보헤미안 스타일로
얼굴없이 서 있는 이유를 알지
나는 제일 먼저 모자를 씌우는 사람
3.
당신을 관음하는 방법은
모자이크된 그림의 재료를 떼어 보는 것
어디서 온 건지를 생각하는 것
신문 혹은 패션 잡지나 굴러다니는 휴지 같은 것을 상상하며
침을 발라 다시 붙여보는 것
4.
청바지 가게에 하반신 마네킹이 서 있다
나이와 사연은 모르지만
이 곳에 전시된 이유는 알지
나는 제일 먼저 빈 손을 내미는 사람
5.
모두가 보는 앞에서
젠가는 점점 우스꽝스런 체위가 된다
아무렇게나 쌓여져 가는 시간 속에
나체쇼를 하는 어떤 나라의 모델들과
죽어가는 소 한마리를 다시 그려본다
그로테스크한 시대를 관음하고 있다
비스킷스럽게 부서져 있지만
아직은 흩어지지 않은 모습으로
어쩌면 또 다시 부서질 것들을 우리는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런 잘된 시를 나혼자 보기 아까워 같이 볼 사람없어
모니터를 어항쪽으로 돌려보긴 하지만 물고기는 감탄 할 줄 모르네요.
또보고 또봐도 좋은 시로 남을 것 같네요.
각고의 노력으로 빚어진 흔적이 보입니다.
시인님 필력이 부럽기만 합니다.
오랜만에 좋은작품 감상하게 되어 감사드려요.
바쁘셔도 가끔 찾아오세요.^^
늘 건필하소서, 창동교 시인님.
창동교님의 댓글의 댓글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 늘 잊지 않고 제 시를 보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졸작임이 분명하건대 과분한 칭찬을 주시네요..
날이 많이 춥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번호순서를 바꿔서 내용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을 연출한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이미 시도한 사람은 있지만 저 역시 그렇게 써본 적은 있지만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다가 갑니다 몸 건강하고 문운이 만개하기를 고맙습니다^^
창동교님의 댓글의 댓글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심있게 보아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다행입니다..
미상님도 건강하시고 늘 좋은 작품 응원하겠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처음 시마을에 왔을 때부터 인상 깊은 시들로 놀라게 하셨던 시인님,
이렇게나마 한번씩 좋은 시 들고 오셔서 훈훈한 마당이 되게 해 주셨음 좋겠습니다.
수상한 시절에 건강하시길 빕니다.
창동교님의 댓글의 댓글
창동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주 오지 못해서 저 스스로도 아쉽습니다
내키는 시가 나오지 않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일까요
인상 깊은 시로 기억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시인님의 시도 눈여겨 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분명 흔하지 않는 좋은 시를 쓰실 분입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