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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74회 작성일 21-01-28 01:18

본문

정교수가 나에게 한마디 툭 내던진다 "아이고 훈장 어르신, 오늘 점심 한 그릇 사주소?" 쓸개가 뱅뱅 꼬였는지 삐딱선은 그의 전매특권이라나

우산 꼭지에서 바이킹 타고 땡강거리는 빗물도 살을 타고 삐딱하게 흘러내리는 점심시간


나보다 연봉 많고 거드름 피우는 예순 넘은 화상을 모시고 근처 식당으로 갔다

여기 매생잇국 두 개요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며 후루룩거리며 맛있게 먹는 얼굴이 얼마나 밉게 보이던지

껄떡이는 목젖에 매생이나 걸려 버려라고 속으로 구시렁거리고 있는데

"어제 일은 미안했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 거든다 그 한마디에

트렁크에서 뽑아 들었던 시퍼렇게 날 선 벼린 나의 글라디우스가

뜨거운 국물 속에 숨죽은 매생이처럼 흐물흐물 무뎌져 갔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2-04 11:36: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1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이가 들면 좀 편해질 거라 믿었건만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아, 눈치 따윈 거들떠보지도 않고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게 말입니다. 은근히 눈치보게 만드는 사람들...ㅎㅎ
시인님의 심성이 너무 고와서 그런 것일거라 생각해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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