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장례식장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5회 작성일 21-01-30 19:59

본문

장례식장에서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가 평등해진 어깨를 가지는 시간


평등한 신발들이 숨을 죽이고 제 발들을 기다리는 시간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검은 옷들이 눈인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랑하는 이의 눈부처에 비친 지나간 것들을 되돌아보는 중에도

대설주의보 내린 겨울 속에서 햇살주의보 같은 봄은 자라고 있고요


이팝꽃 닮은 흰쌀이 몸 비비며 허물어지는 밥솥에서

생전의 피와 뼈들이 당신의 마지막 식사를 준비하고 있을 즈음

공중에선 눈송이들이 충혈된 소각로 불꽃 연기를 감싸고

하염없이 사위어가는 육신은 굴뚝을 향해 흐르고요


또 어떤 눈물은 옆의 눈물에 스미어 식탁 위를 뒹굴고 있군요


저것은 열 두 개의 나무의자가 그려진 커다란 액자

의자의 주인은 또렷하게 나무못들을 박은 사람

권태기를 이겨낸 사랑처럼 서 있고요


밥과 수육과 김이 피어오르는 국을 조용히 먹고 있는 사람들,

그러니깐 지금은 모두의 입맛이 평등해지는 시간입니다


당신을 보내는 것처럼 내게도 그 날이 오면,

아마도

나를 배웅할 발들과 밥그릇은 또 다시 평등해질 거구요


소각로 굴뚝 끝에선 눈송이들이,

따듯한 밥과 그 밥을 먹은 온순한 영혼을 기다리겠지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2-04 11:40:4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3건 1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3
퇴근길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3-19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 01-30
31
귀로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1-17
3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12-10
2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0 12-05
28
베개 이야기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11-26
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0 11-17
26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10-11
2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0 10-08
24
지게의 시간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5 0 10-07
2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9-30
2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0 09-28
21
나무들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8-31
20
사과의 바깥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 07-06
19
어떤 저녁 댓글+ 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0 06-14
18
장닭과 아이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6-06
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5-23
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5-07
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4-13
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0 02-13
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12-28
12
물품 보관함 댓글+ 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09-05
11
처갓집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2 0 08-09
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7-31
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7-15
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7-08
7
묘비명 댓글+ 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6-25
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4 0 06-18
5
바보 형아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6-14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0 06-13
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6-05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 05-25
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04-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