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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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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70회 작성일 21-03-0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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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






만지지 마

물 나와


다 익은 것들은 모두 신의 계율을 품고 있다


밤에 한 말이 낮에도 그대로 들렸다


바람이 닿을 적마다

허공 깊숙이 박혔다 빠지는 시소


꽃이 새의 귓속말로 키득키득 몸 내음을 풍긴다


누군가 그예

하늘 주름진 그곳을 건드렸나


묽고 시큰한 물방울들 벌건 백주

초록 얼굴마다 쏟아졌다


사과가 붉은 새침을 꼭 깨물었다

가득 물을 물고

발갛게 부푼 앵두가


건드리지 않아도 제풀에 터질 듯


여기까지 라는 듯


아슬아슬 저를 내민다


말하자면

첫 금기를 어겨 쫓겨난 건

꽃도 새도 뱀도 아니었던 것


다 듣지만 아무도 모를 그녀의 울음소리


먹구름 깊은 안 말랑하고도 도톰한

빗방울에 흠뻑 젖은 손

툭, 메마른 사람의 땅 위로

던져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3-08 10:51:3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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