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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짇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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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04회 작성일 21-03-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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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짇고리

                                  나싱그리


몇 해를 숨어만 지내던
너를 드디어 찾았다
손으로 뒤지는 것도 귀찮아
인공 지능과 말로 소통하는
이 빠른 세상에
그것이 무슨 보물이라고


그런 아내가 오늘따라
스마트폰을 제쳐 두고
반짇고리가 반갑단다
이제는 직접 바느질할 일이 없는
너무도 편리한 시대이건만


드르륵드르륵
수선집에 맡기면
모든 게 끝
그렇게 삶이 바뀌어 버렸건만


뒤엉킨 실타래를
이내 풀어 보고 싶은 것은
거기 꼬인 지난 삶을
한 번쯤 풀어 보고 가자
그런 마음일까
 
가능하다면
우리네 영혼까지 수선하고 싶은
어느 날 휴일


내킨 김에 둘러앉아
안경까지 걸치고
바늘귀에 실을 끼워 바느질을 하는데

지금부터라도 남은 삶
한뜸한뜸

찬찬히 이어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일까​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3-18 12:58:5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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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활연1님의 댓글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한 단어가 이렇게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다니요.
반짇고리, 바늘귀...
시를 참 아름답게, 깊게 쓰시네요.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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