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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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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9회 작성일 22-03-26 19:41

본문

목련 





한 장씩 접은 자리들이 차곡차곡 물려 있어

한 장을 뽑으면 계속 딸려 나오는 휴지들,

화장 지워진 눈밑처럼 비닐을 휑하니 드러내며

손끝을 세워넣고 뽑아야 겨우 뽑힐 때 쯤이면


깨진 눈사람처럼 책상 위에 쌓여 있던 휴지뭉치들,


어느 송이나 눈물 콧물이 묻어 있고

어느 송이나 남의 뒤를 닦아 준 흔적을

꽃술처럼 숨기고 있고

어느 송이나 쏟은 우유와 포도 쥬스에 젖어 있어


목련이 꽃이라는 것을

목련이 질 때 쯤이면


겨우내 가지가지 굵게도 방울 져 있던 꽃눈들이 

다 어디로 스며들었는지,


꽃잎에 황갈색으로 말라붙은 얼룩들을

봄볕에서 내려다보며 어렴풋이 알게 되는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01 08:25:4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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