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떠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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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1회 작성일 22-03-27 18:14본문
사랑이 떠난 자리
앓던 사랑니를 발치할 때
엄마 옷소매에 고통을 꽉 깨물려
놓았던 성인아기는
소공포를 덮어씌운 체어에 눕혔어도
무섭지 않았다
곁에서 엄마는 나의 두려움을 발치 하셨을까
그 날,
자장면과 피를 섞어 먹었던 기념일이
이 날 욱신거린다
이 나이 먹히도록 나를 깊이
심어 놓았던 남은 사랑니 한개를 뽑는
날,
옷소매 없는 전율의 엄마가 나의 심장위에 기지국을 세우셨다
너무 깊이 사랑할 수록
신경 끊으며 살아야 한다는 아프고 아픈 진리
두 앰플의 마취제처럼 얼얼한 엄마의 충고가
실과 바늘에 봉합되어
크게 아, 아 엄마를 찔러 허벅지를 내 놓았지만
엄마가 떠난 자리에
깊은 사랑, 이 박힐 수 없다는 것을
두 시간을 꽉 깨물고 버텨야 피가
멎는다는 거즈같은 맹세를 하고
나는 혈서를 기록했다
사랑이 떠난 자리에
엄마가 혀같이 더금거리며
아픔을 핥아내고 아기는 가글같은 옹알이를 하며 성인이 되어간다
꽉 깨문 심장 안으로 엄마가 돋고 있다
댓글목록
종이비누님의 댓글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면아이가 고백하는 상실의 진원을 옹알이로 듣고 있는 기분이에요..ㅎㅎ
간혹...우리 의식속에 무의식은 정말 있는 걸까...
의심 스럽기도 하구요....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의식과 무의식에서 정체성이 자란다는
에세이를 읽은 적이 생각나네요
사랑니는 실용성이 적지만 시사하는 이름때문인지
발치도 힘들고 소유도 어려운가 봐요 무지 아파요 TT
읽어주심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