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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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76회 작성일 22-03-30 00:48본문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작은미늘barb
엄마! 도로가 웃고 있어!
하얀 이빨이라고 말하는 아이
길어진 그림자를 좌우로 흔들며 손잡은 엄마의
그림자마저 흔들며 하얀 이빨들을 찡그리며 쳐다보는
아이 옆으로 사람들이 도로의 하얀 웃음 앞에서
출발시간을 다시 맞춘다.
길이가 다른 차들이 하얀 이빨 앞에서 출발시간을
다시 맞추면 빨갛게 타들어가던 외로운 시간이 멈추고
'초로록 초로록' 사람들이 도로의 하얀 이빨을
닦는다.
아침부터 절벽에서 뛰어내린 가슴을 지퍼로 잠근 채
선명한 햇살이 무겁게 달라붙는 등이 점점 구부러지는
저녁
어둠속에서 '초로록 초로록'은 더 환하게 켜지고
사람들은 도로의 하얀 이빨을 닦고 밤새도록 도로는
하얗게 웃는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눈앞은 없어진 것들로
캄캄하다.
빈 박스들처럼 구겨지고 접혀 쌓인 가슴으로 밤새도록
도로는 하얗게 웃고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손바닥은 태어날 때부터 비어 있었다.
잃어버린다는 것은 멀쩡하게 냄새도 나지 않는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반가운 작은미늘님, 이 얼마만인지요.
여전히 시는 님만의 리듬으로 낚시바늘처럼 춤추는군요.
그간 물고기는 많이 잡으셨는지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시인님! 오랫만입니다.잘 지내셨는지요.
낚시는 주말 밤이면 늘 가고 있답니다.
물고기보다 혼자의 시간을 더 많이 잡고 있습니다.
몇달 건강이 좋지않아 많이 쉬었습니다.
이젠 괜찮아져서 다시 글을 올려봤습니다.
늘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덜길 시인님!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