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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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5회 작성일 22-04-01 13:56본문
바람개비
작은미늘brab
지금이야! 손을 쭉 뻗어!
슬슬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아이의 손끝에서
바쁘게 팔을 저어요.
격렬하게 색을 토해 내다보면 몸에서 하얀 빛이
생겨요.
바람이 흔들어 깨는 습관을 가져 손으로 억지로
깨우면 깨우기 힘들어요.
바람이 달려오면 일어나 시간을 한 움큼 쥐고 세상
모든 빛을 지나 달려요.
색이란 색은 다 털어낸 빈 가슴이죠
신나게 두근거리며 달리다 보면 산다는 건
비워져야 시원하게 가벼워지는 걸 알 수 있어요.
가만히 숨죽이는 바람에 풀잎들도 다시 앉고
아이는 바람을 갖고 싶어 넘어질 듯 달려가며
제 몸으로 바람을 만들고 앙증맞은 손 앙 다문
끝에서 기적처럼 세상 모든 근심이 동그랗게
돌아 하얗게 사라져요.
햇살은 그늘을 감싸앉고 더 이상 온기를
잃지 말라는 듯 긴 손을 뻗어 따갑게 힘을 주어요.
바람을 갖고 싶어 달리던 아이는 다시 엄마에게
달려가고 바람이 엉덩이를 톡, 톡 밀어주는 오후가
눈부셔요.
바람이 불면 동그랗게, 동그랗게 팔을 저어요.
바람 따라 점점 더 빨리 팔을 저으면 땀도 없는
빠른 속도가 놀랍고 시원스러워요.
바람이 전해주는 행복을 돌려 하얀 미소가 생기죠.
사랑은 팔을 저어 비워내고 동그랗게 만들면
알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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