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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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49회 작성일 22-04-02 17:00본문
하늘시
먼지들이 생을 꺼내 놓자
낙엽같은 세상이라며
보이지 않는 인연을 줄줄이 달고 어디 쯤 닿아있을,
간이역
바람은 행랑의 줄을 긋기 시작한다
한 쪽 속눈썹이 애원하자
훅, 불어 꺼질 인생이라며
입김같은 눈물 지척에 두고
촛불 한 촉 켜고 언젠가는 꺼지게 될 막다른,
종착역
시리고 따갑도록 노를 휘 저을까
생의 먼지위로 가끔,
낙엽같은 밑바닥이 무대 위로 올려지고 때로,
눈물 한방울이 약발되는 속눈썹의 효능처럼
퇴고없는 한 줄 호흡을 내 안에 가두며
삶과 죽음을 분리하지 않기로 하자
쉬이 읽혀지는 타인의 티끌이
내 눈안에 들보를 기록하지 못하는
역설의 핀잔을 무겁도록 지고
무덤가에 머리카락을 심어 놓겠다는 서약은 하지 말자
사랑은 바람에 기생당한 먼지의 정체성을 논할 자격이 없고
그리움은
어느 한 쪽만 흘릴 수 없도록 저장 된
눈물의 가치관을 혜량할 수 없기에
시의 바깥에는
등이 구불해진 개울들이
강줄기의 뼈를 발라내고
나라고 우겼던 시체의 책갈피 안으로
눈물이 수습된 속눈썹 우수수 떨어진다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즈음은 다른 이의 시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 왜?
나 자신, 詩眼이 너무 낮음을 알기에
아무튼,,
과연 시에 안과 바깥이 있을까? 를
시를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바깥이 있다함은 안이 있음을 전제하기에
역설적으로 화자 가슴 속의 內明을
말하고 있다고 유추하지만
과연 시인의 내명과 시의 그것을
동일시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네요
- 정말, 그런 심경의 토로인지요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시대의 모든 모순된 상황논리를
시를 통한 진술체로써
이만큼 긴장된 시적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단 것은
평가하고 싶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인적, 주관적 시는,
시를 쓰는 연필의 마음이라고 여겨집니다
연필은 지우개가 달려있어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허나,
시를 쓸 때보다 올릴 때 더 신중하게 물어봅니다
시의 안쪽은 물음이고
시의 바깥이 대답이라면 어떨까요
이도 저도 아니라면 한계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토요일 오후 평안을 빕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 근래 접하기 힘든 묵직한 시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옛 시인들의 향기도 느껴지고요.
시의 바깥은 시의 안쪽이 잘 여문 후에야 빛나는 것일 테고요.
깊은 향을 가진 차 한잔 같은 시 정말 잘 읽었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묵직한 마음의 댓글 감사합니다
너덜길 님이 제 글을 읽어 주신것만으로 향기나는 봄날입니다
시를 쓰고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직장에 희석되어
많지는 않지만 짬짬이 시마을에 오면 차 한잔 마시듯
나를 반기는 이름들이 있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