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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23회 작성일 22-04-10 14:44

본문

막걸리 캔

​     하늘시

​페부의 북 소리를 노다지로 울렸던

당신의 마른 기침은

솎아 낸 대추잎 잔 가시가 피워 놓은  손가락 끝

목화꽃이 얼마나 아리는지 곪아 차렸을 것이다

흡기와 호기의 찬서리는

사계절의 농도에 물집 잡힌

물 댄 논둑 허파의 콧물 거름이 되었을까

아버지

당신의 등 껍질을 구운 밭데기는 ​

​타 들어간 고랑마다

등골의 심지에 실한 것만 파 내어

자갈밭을 뒹굴다 기역자를 잃어버린 괭이의 울음대신

골수를 다 체취해 가도록 ​

한 여름 뙤약볕의 군불에 뼈를 지진​

흙을 안주로만 일구고 살았던 

아버지를 고아 황토빛 진한 곰국을 끓였다

호미 모가지를 비틀고 달린 매운 고추처럼

깻잎 머리를 따개주던 심지 곧은 들깨목처럼

죽도록 파 헤치고

죽이도록 따 내어야

들기름 한 병 짜게 내 주던 무식한 주름살 한 자루

해거름을 쥐어 주고야

물 한모금 막걸리 한 잔 목 축여 주었던

붉은 대추 주렁주렁

진절머리 다 털었던

주인의 길일조차 잊은 경운기는

틀니가 파절 된 엔진의 말 머리에

철밥 한 상 차려놓고

녹슨 달빛에 젖어 우는 박새 울음을

삽으로 퍼 내고

한 평 남짓 누운자리

도시의 편의점 한 쪽 구석에서

깻잎 백장을 지불한 캔 한병

소시지같은 대추 몇알 붉게 물고

거품처럼 발효 된 아버지를 훌쩍훌쩍 마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11 08:15: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농촌은 지금이 한참 바쁜 시기겠군요.
시를 감상하며 아버지를 그려봤어요.
농촌의 아버지들은 참 힘들겠다 생각이 드네요.
시를 감상하며 좀 뭉클한 생각이 드네요.
좋은 표현도 곳곳에 잘 어울려 시가 더 빛이 나네요.
좋은 시 감상하게 되어 휴일이 행복해 집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 ㅎㅎ
남은휴일 잘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의 길일날
그리움을 주체못해 훌쩍이며 적어 놓았던
부족한 글입니다
서울에 살아도 시골출신이라 ..

저에게는 특별한 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막걸리 캔 이라는 소재를 의식의 깊은 물살로 끌어들여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으로 변용시키고 있음이
인상적인 시 한 편입니다

아버지 살아 생전에
자식 걱정 가득히 날마다
고단한 삶의 목마름을 달래주었을,
막걸리..

시를 읽으며
저 역시 오래 전에 작고하신
아버지가
가슴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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