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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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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69회 작성일 22-05-09 05:07

본문

아침


 


우리 주인집 아저씨는 아침햇빛이 선선한 공기를 예리하게 가르는 멘로파크 청공으로부터 걸어 나온다.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아저씨는 하늘끝까지 솟은 우람한 야자나무 껍질을 열고 나와 콧수염을 흔드는 바닷바람에 안경을 고쳐 쓰면서 무수히 많은 유리창과 유리창 사이를 걸어 다닌다.


엄청나게 큰 푸른색 쓰레기통을 한 손으로 쉽게 들고서 콧노래 휘파람 소리 즐겁게 장미꽃밭 속으로 사라진다. 

쓰레기통은 세개인데 그 위에 뭉게구름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일이 있었다. 

갈매기가 먼 해안으로부터 여기까지 새하얀 연이 이리저리 바람에 불려가듯 고즈넉하게 무한한 허공 몸을 내맡긴 밤색

곤두세운 청설모가 까마득한 하늘로부터 곧장 내려진 그네줄 위로 올라간다.


지푸라기처럼 가는 샐러맨더가 쏟아지는 하늘의 파란색에 압사해 시멘트 바닥 위에 놓여 있다. 


주인집 아저씨는 송아지만한 골든리트리버 메이지를 데리고 다니는데 메이지는 아직 칠개월밖에 안 된 숙녀라고 한다. 순한 눈을 꿈벅꿈벅하면서 날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도도한 표정으로 흥! 하면서 고개를 홱 돌린다. 놀릴 생각으로 메이지 하며 달려가면 귀찮다는 듯이 느릿느릿 몸을 돌려 유리창 속 저 깊숙이로 들어가 버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5-11 09:01:3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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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 전체를 걸겠다고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가요

저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이 시를 읽으며

비약일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시인의 망막과 핏줄 속으로 빨려 들어가

제 머리 위로 푸른 하늘이
시퍼렇게 쉘부르의 우산처럼 쏟아져 내리더니
헤밍웨이와 제가
오늘 아침을 나란히 함께 하는
환상을 경험했습니다
저 유리창 깊숙이 스며들어가 버렸습니다.
간이역 같은 푸른 하늘을 밟으며.....ㅎ

시인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제가 환상특급열차에 무임승차하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시인님의 시가 늘 기다려집니다. ^^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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