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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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4회 작성일 22-05-15 20:24본문
휴식을 읽으며
하늘시
멍꽃이 피기 전까지
멍은 피의 표정을 읽어내지 못하고
빛의 파편들이 부서져 자동차는 신호등을 버린 채
너들거리는 백미러의 귀속말을 알아 듣지 못해
난청을 앓고 있었을 때
순식간에 허락 된 휴식을 읽어내는
링거 바늘은 혈관의 자막을 병실 한 켠에 띄웠다
멀쩡 할거라는 착각과
아플 거라는 환각을 짜 맞추며 뼈를 읽어내는 물리치료를 거듭 할수록
스올의 고통에 항거하는 멍꽃의 향기가 풍겨온다
몸내 나는 쓴맛을 말아 먹으며 먹어야 낫지라는
억지의 이명이 진통제를 맞으면
긴 하루 해가 고통의 절규에 붉은 설움을 토해 노울속에 뱉어낸다
의식이 무의식에 마취되어
어제와 다른 옷을 갈아 입은 오늘을 인정하는
일상의 덫에 걸린 불가피한 삶의 한 조각을 펼치는 일기장이 찢겨있다
병실 한 켠에 묶인 문장의 상흔은
여전히 꿈으로만 둔갑시키는 각성제를 온 신경에 맞더라도
기적의 올가미에 숨구멍을 내고
아직은 버리기에 아까운 세상이 창 밖으로 일렁거린다
일상을 건져 내려는 몸은 착각이고 마음은 환각일거라는 증명을 표시하기 위해
각을 세운 몸의 단상에 외치는 웅변소리
왜 하필 지명하여 읽었나요
신을 원망했다가
이 한 페이지 신의 음성으로 읽어 주세요
신에게 감사했다가
횡설수설하는 사이
긴 하루를 꾲은 태양줄을 제거하는 붉은 혈이 응급실을 돌아
서쪽 병동으로 옮겨진다
멍꽃의 향이 옅어질 때까지
휴식을 읽으며 빈둥거릴 수 있음은
몇일 쉬었으면 좋겠다는 입버릇을 고친 소원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