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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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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2회 작성일 22-06-05 01:11

본문

레몬 



레몬의 속은 과즙 빛깔로 가득 차 있다. 

내 머릿속이 옅은 그림자 드리워진 홍차 향기에 골몰했던 순간에도


레몬을 얇게 저밀 때 레몬향기가 

비명을 질렀던 것을 기억한다. 


얇게 저민 비명들을 칼도마에서 모아  

절규와 황홀의 대성당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임신한 레몬을 향기롭게 불룩한 비둘기의 배를  

험준한 카타르시스 너머 부조(浮彫)의 세계로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투과하여 쏟아지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색채들을 한 몸에 받으며 

대리석 난간에 기대 섰던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청록빛 비단 아래 

레몬 향기의 결정체(結晶體)들을 핥고 있었다. 


몽롱한 아지랑이같던 순간 속에서 

시어 하나가 구체화되어 오더니 


제단 위 그러니까 긴 

촛대들 사이에 고였다.  


나는 레몬 향기를 가두고 있던 

샛노란 껍질이었다.


누군가 예리한 칼로 

나를 썩썩 깎기 시작한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6-06 08:05:1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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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의식의 저변이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사물로서 가늠하는 역량이 무의식의 휘황성에 닿지 않았습니다

사물 인지를 순 방향에서 이루어내지 못해 계속 몰리는 형국입니다
몰려서 무의식의 파렴치한 악행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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