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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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62회 작성일 22-07-04 14:01본문
견과류에 대한 단상
이 빠진 개가 웃는 초저녁이었다 허기가 부른 무덤을 놓고 다 망가진 꿈의 세계 한때는 참새가 날아와 앉았다 쉬어갈 수도 있는 다람쥐가 마른눈을 물고 영원한 꿈을 꿀 수도 있을 그 끝에 서서 희디 휜 그리움이 흉터로 남은 환부와 악수를 한다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 너는 독 오른 얼룩을 잡으며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이다 검게 그을린 가슴에 온골을 박고 틈새 낀 파편의 눈빛으로 끌려다닌 세상이겠지만 종일 캐슈너트와 아몬드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던 이유라면 그것도 이유겠다 기어이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며 입 뻥긋거리면 풍겨오는 이국적 향기에 뒤발한 하루였다 다만, 저 두툼한 뱃살은 유전이라 믿고 싶지는 않으니까 씹으면 씹을수록 더 묵직하게 밀려가는 악의 끄나풀, 모르는 사람의 남새밭에서 남새는 왜 뽑는 것이며 모르는 사람에게 건네 오는 남새에 안도하는 촌부의 우울만 묻어오는 밤 걸어야 한다 그래도 그를 놓치면 안 돼 걸어가야 한단 말이다 이와 이 사이에 오른 보리동지라도 잡으란 말이다 그러나 어둠 속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돋을볕에 바짝 쫀 돌담불, 굴릴 수도 구를 수도 없는 저 씨앗의 둘레길 먼 갈림길에서 다시 만나는 손겪이 었단 말인가 아니면 어둠의 한 귀퉁이에서 짐을 푼 그냥 볼꼴임을, 아무렴 어떤가 돈머리 바퀴에서 떠난 두엄에서 유출된 피의 뒷간을 억지로 민 그 문 한 짝, 입 속 부러뜨려놓은 뒷손을 모두 뱉어놓은 문짝이었음을, 그런데도 뒤 돌아간 빗물의 뒷동, 소에 빠지자 더는 움직일 수 없는 비명의 악순환임을 단내는 십분 알았던 것이다 쪽 째진 그 뒷목이 송곳처럼 바라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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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진장으로 虛와 대면했습니다
영생의 추악한 환희로 광대광막함으로의 길을 내었습니다
그리움의 길에 서는 생명 환희를 괴수가 대면하여
신적 맥동으로 제자리로 놓으려 했습니다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인적인 더위입니다.
이런 날엔 견과류 띄운 화채가
안성맞춤일것 같습니다만, 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길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TANG시인님 머물러 주시옵고
좋은 말씀 놓아주셔 감사합니다.
분발하겠습니다. ㅎ^^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grail200시인님 머물러 주시고 댓글 주심에
감사합니다. 졸글입니다. ㅎ^^
거저 공부하는 학생으로서.....고맙습닏.ㅏ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지요. 차라리 국수나 한 그릇 하고 오는게
도로 나을뻔 했습니다. 콩트 시인님^^~~~
유쾌한 댓글에 더위가 사아악 갑닏.ㅏ
머물러 주셔 어깨 하나 얹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좋은 저녁 짓길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실어증 / 심보선
-----나이가 들수록 어휘력이 줄어든다 언어학에서 말하는 인접적 자의성의 규칙에 따라 평소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훈련 삼아 적어보았다 배짱, 베짱이 사슬, 사슴 측백나무, 측면 언니, 어금니 홈, 흠 마음껏, 힘껏 벨라, 지오 윤동주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생각할 때 다른 단어들도 숙고했을 것이다 달, 해, 안개, 숲, 구름.......같은 것들 버려진 단어들을 생각하며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있다 시인이 아니라도 그런 사람이 있다 TV에 나오는 낱말 맞히기 게임에서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 철없던 시절엔 실어증에 걸리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소원이 이루어졌다 약을 먹는데 옆집 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어도 말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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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 속 어둠 그리고 거멈 가늠이 내치는 자기 약탈이 순수의 벽을 높이 쌓는 것이 자기를 높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돌아설 때인데도 영생의 형벌 끌림은 아득한 공포와 조우하고 있습니다
망상의 터울이 행복 어둠을 비춥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