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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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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회 작성일 22-07-10 03:02

본문

산책로에서

 

 

창가에핀석류꽃

 

 

이내 흐르는 들판 닫힌 문을 열면

고개 숙인 숲 다독이는 손길을 본다

 

초열흘 찾아온 상현달이

한낮 건너온 실바람 손끝 잡고

실낱같은 안부를 묻고 또물었다

 

길섶 차오르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지워진 마지막 인사같이

어둠을 앓고 있다

 

반짝임에 적신 땀방울이 발등에 탑을 쌓던 시절

우리는 한 줄의 시와 같이

행간에 덜미 잡혀

너무 쉽게 절망하거나 분절되고 말았던 거지


달빛 퍼 나르는 나뭇잎 오선지가,

어두워진 매미 소리가,
냇물에 빠진 윤슬 깨우며

거친 마음 흔들어 남은 길 앞서 달린다


어둠 곧추세우는 고가도로 질주음이,
바닥 읽고 있던 녹색 등이,

까무룩하다

이제 겨우 반환점 지났을 뿐이라고


아직 몇 번 더 나를 지나야 한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7-11 11:21:2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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