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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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2-08-04 10:10본문
소나기 / 화리
유월 어느 날 오후 카페에서 졸다가
여름 소나기 요란한 소리에 눈 떴더니
물안개로 하늘과 땅이 하나인데
튀는 빗방울 사이로 은어의 은빛 비늘이 보이는 거야
반짝이던 그 은빛이 아니면 몰랐을 거야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폭포수 타고 오르던 습관으로
빗줄기 타고 올라 하늘 끝까지 고향 찾아 가려는 그 꿈을
아니면 장대비 타고 구름 속까지 날아 올라
꿈에서나 그리던 하얀 뭉게구름 타고
조상이 보지 못한 먼 세상 보려 했을까
작고 미미해 보이던 그 녀석이
은빛 비늘 번쩍이며
천둥 소리 요란한 뇌우 속에서
생사의 싸움이라도 펼치려 했을까
사실은 소나기에 실려
원하지 않던 이곳 도시 한가운데 떨어져
부서지는 빗방울에 파닥였을 뿐일지라도. . .
비록 회귀의 본능일지라도
뇌우 타고 비상하려는 몸짓이
여름날 오후를 뒤 흔드는 소나기보다 장렬하여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은어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 지길 바랐다네
소나기 잦아들고 카페 음악 소리 들리기 시작하여 가만히 창 밖 다시 보니
광장 바닥 타일에 얼핏 은빛 무늬가 눈에 띄는 거야
뇌우 속 반짝이던 그 은빛이 은어가 아니고
타일에 반사된 찰나의 번개 빛이었더라도 어쩌리
어느 여름 오후에
광란의 소나기가 뿜어 대는 에너지로
거친 물쌀 거스르는 은어의 꿈을 상상하였다면
그저 여름 한날의 백일몽이었더라도
그 장대하던 여름 소나기가 무척 고마울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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