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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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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2회 작성일 22-08-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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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


초록 향기, 허기진 마음속 견포에 솥단지 걸어놓고 아침을 푼다 축축하고 습한 짙푸른 편린들이 후두둑 정수리로 빗발치듯 거미줄을 친다 오래전 당신이 길 떠난 오솔길 섶자리마다 귓불을 잡아당기는 저 자지러지는 소리, 지나간 날들의 살풀이였을까 잘려나간 아가미와 애간장이 여름 아침 내내 불어오는 징소리에 스미어 징거미의 꼬리지느러미처럼 퍼드덕거리고 있었다 예리하게 퍼져나가는 까마귀의 목청이 어느 노변으로 천천히 갈앉았다 날 선 아침의 칼끝으로 까마귀의 배를 갈라 날갯죽지를 뽑아 들고 여름의 내장 속으로 걸어갔다 썩은 시취가 묏바람을 타고 사위로 출렁거린다 까아아아악, 까아아아앜, 초들물이 덜미를 핥으며 거뭇거뭇 밀려온다 고조된 연초록 햇살에 휩싸인 우듬지로 새털 같은 구름 옷으로 갈아입은 까마귀 한 마리가 새하얀 아침을 燒紙하고 꽁지깃 세우며 천공으로 퍼드덕 날아올랐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16 08:34:5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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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조 그득합니다. 콩트 시인님.....^^
연일 연휴더라고요..잘 보내셨는지요.

설이 탈옥한다면, 흰 눈 가득히
볼 수 있을까요...까마귀 떼에 잠시
또 위안한 하루 풉니다.  잘감상했습니다.

늘 건안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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