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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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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22-08-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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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꽃이 피었다



난꽃이 피었다 북북 오른 허공처럼 달문은 너덜거렸다 구름의 간격이 너무 멀어 바람은 폐색만 짙었다 젖은 날개를 털고 백모산 오르는 길 숲의 날카로운 솔잎은 무작정 찌른다 누가 알맹이 없는 껍질은 본능의 질주라 했다 산의 메아리가 연민의 바위에 까마귀 미역 감듯 부딪는다 얼핏 단지 잃은 손목이 어둠 속에 갈피 잃은 숙연을 얼렀다 어느 날 그 멀다고 하는 달빛에 손을 데며 안개의 통점을 겪은 꽃잎이었다 왜 오지 않는 걸까? 이러다 밤이 되고 추억의 무덤에 꽃은 피는 걸까? 풍경을 죄다 걷어 어찌 칼날의 아침을 걸지도 모른다 지난 밤 꿈속에 빗속 씻겨나간 발목이 자명종 소리에 이끌려 눈빛을 잃었던 게다 문득 숲의 조각 하나가 다 헌 폐허를 보듬는다 이러지도 않으면 지팡이는 온데간데없을 것이다 외발의 사내가 헛발을 내딛는 겨울이었으면 좋겠다 졸지 깊섶에 핀 풀꽃이 오늘에서야 운다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20 09:29:1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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