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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8회 작성일 22-09-02 08:46

본문

이국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새하얀 실크 스카프 위에 손목 끊은 잉카의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심해는 청록빛. 눈 감은 고래랑 투명한 해파리 그리고 너울거리는 미역들, 내 망막 위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오는 색채가 실크 스카프 위로 번져 오른다. 보석을 등에 두르고 재재바르게 활자들 사이를 기어다니는 도마뱀. 비어 있는 집같이 화려한 해부도가 떠 오른다. 


여자는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얹는다.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야자수가 여기 저기 하늘 위로 솟아 있다는 그녀의 고향. 모여드는 날줄과 씨줄 사이로, 그녀는 내 집의 지붕이 되고 새빨간 금붕어는 낮은 지붕 벽돌집 뜨거운 나무문 너머 사라진다.  

    

그녀의 입김 닿은 실크 스카프는 

어디서부터 바르르 떨며 조용한 속삭임

불어오는 걸까? 

나는 

눈을 감아본다. 


모여드는 날줄과 씨줄 사이로 

하얗고 긴 손가락이 부지런히 오간다. 그녀는 가쁜 숨결이 

직조된 편지 속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른하게 뿌려지는 연둣빛 지문이

내 망막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교차되어 가는 날줄과 씨줄 사이로 

황홀한 표정이 어린다. 

두개골들이 함박꽃처럼

화려하게 열려 매달리는 정원이다.


내 손끝이 닿기 훨씬 전부터  

차가운 색채는 실크 스카프 속에서 조용히 떨고 있었다.

실크 스카프가 조금 구겨진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9-03 07:55:0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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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런 좋은 시를 공짜로 감상하는 것, 저에게는 감사 할 나름입니다.
공모 전에 내시면 장원 하시겠어요 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눈과 가슴이 호강했는데 저는 드릴게 없다니...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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