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란 것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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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48회 작성일 16-01-02 20:40본문
웃자란 것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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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이 되면 제일 난감한 게
며칠 손대지 않았던 수염을 정리하는 일이다
턱 밑이며, 코 밑으로 제법 까실한 녀석들을
물끄러미 거울 속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봄 논, 물 오른 피 처럼 웃자란 녀석들이
군데군데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전기면도기로 윙 지나가 버리려 해도 버겁기만 하고
일일이 비누칠을 해 깎아내려 해도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2
살다보면 그렇게 웃자란 녀석들을
내 삶의 모퉁이에서 만나곤 한다
잘 정리된 책장처럼 가지런한 삶 속에서 삐죽
고개를 내밀고는 일상의 고요함을 흔들어 놓고 간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안도감으로
몸을 축 늘어뜨리고 걷는 퇴근길
한무리의 별빛들이 쏟아지는 골목 어귀를 돌아들면
그 녀석들 몇이 날 기다리고 섰다가
조으냐 이렇게 사니 좋으냐며
울컥울컥 그리웠던 순간들을 한 움큼 내려놓고 간다.
* 신고합니다!!!
살아 있는 백석~~ 새해부터 본명으로 활동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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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님의 댓글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웃자란 녀석들만 아니리면
늘 싱글벙글일 인생일 텐데
머물다 갑니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항상 줄타기 합니다~
김영선님의 댓글
김영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정읍의 박성우 시인이 바짝 긴장하겠는데요ㅎ
지하에 있는 백석 시인도 작년까지는 좀 긴장했을거예요 ㅎ
좋은 시 많이 읽게 해주세요~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낯서네요~
글 옆에 제 이름이 떡 서 있는 게~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귀공자처럼 잘 생긴 박성우 시인님 화이팅입니다. ^^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 좀 빼야겠습니다.
귀공자로 나 다시 돌아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