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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7건 조회 1,332회 작성일 16-01-0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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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RO               

     -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으라 뛰어야 한다.*




발톱은 발자국을 버리고 가는 사내가 골목에 벗어 놓은 허물.
붉은 여왕이 매독을 풀면
골목은 시를 완성하지. 뇌하수체를 흘리는 시는 콩알만 하지.
콩알로 국경은 완성되니까 나눠 먹어야 해.
붉은 여왕은 가만히 세계를 흔들고 맹렬하게 달려야 겨우 한발.
우리의 평행 관계는
몹시 저돌적으로 서로를 달아나는 것.
이격을 당기면 총알이 되지.
권총은 손가락의 굴절이지만 또한 시대극이었으니까 아직도 날아가는 중.
후렴구만으로 저녁을 완성할 수 있다면
모든 전주는 모략이야.
즈베즈다**는 밤하늘을 완성하지만 겨울 왕국은 달리기로만 파국이지.
달음박질로 박음질한 발자국은
붉은 여왕의 체위와는 무관해. 곤비한 우리는
달리는 길 위에 놓여 있어. 붉은 여왕은 점성술사를
불러 별점을 치지만 울울하고 노결한 우리는
늘어진 테이프처럼 귀곡성(鬼哭聲)과 친해.
개발에 땀나도록 곡소리 나도록 달려볼까. 그것은 정지에서 움찔거리는 것.
손톱 발톱이 자라는 건 욕망이 돌파구를 찾는 것이지만
총알이 권총의 메아리를 가지고 떠도는 건
오래전 구멍을 기억하기 때문.
나를 전도할 수 있다면 너를 전복할 수 있다면
죽자사자 뛰어야 해.
제자리에서 일 밀리씩 밀리며 번식하는 혁명을 위해서라면
아웃리거*** 들고 출구 없는 갱(坑)으로 몰락하자.
널트러스에 누워 출렁거리는 음악을 들으면
해라가 처녀생식하지. 개미는 새로운 여왕을 분가시켜야 해.
음악은 끝없이 제 꽁무니를 핥고 있어.



*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한 말.
** 슬라브어로 별.
*** outrigger: 쑥 내민 들보[대들보], 툇보, 툇.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2 18:41:3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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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우야담

    전욱진

 

 

  보낸 편지는 자꾸만 되돌아왔다.
  깨어나면 다시 잠들 수 없는 지병을 가진 당신,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헤어진 애인들이 침대 밑을 기어 나오기 전에
  당신의 그림자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소지를 잊은 편지가 되는 것
  불안을 심장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아홉 마리의 검은 고양이를 키우는 중년의 남자부터 기침약 공장에서 일하지만 늘 기침을 달고 사는 소녀 슬퍼하는 개를 닮은 수습 수의사 요즘 면도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노인 잃어버린 발뒤꿈치를 찾아 배회하는 아가씨 가로등에 붙은 청테이프를 매미라고 우기는 꼬마까지 모두 같은 노래를 흥얼거린다.
 
  여러 개의 쇠구슬이 일정하게 부딪히는 심장 소리
  어쩌면 이미 뜯어진 무언가를 봉합하는 재봉틀 소리
  아침은 고장 난 자전거라는 듯
  지붕 위 암탉을 꺾어 사이좋게 나눠 먹는다.
  종족의 축제엔 금속을 먹는 풍습이 있다.
 
  토끼 우리 반대편 당신이 사는 집
  그림자는 당신을 기다리다 먼저 잠들었다.
  달은 떠나고 달빛만 남아 있다 토끼들이 전부 사라졌다.
  마을의 풍향계는 오후의 바람과 맞바꿨다.
  당신은 지금껏 깨어난 적 없다.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소행성 134340

    전욱진
 
 

이 겨울의 상상도에는 적설량이 없다
회색을 세 들인 집에게 녹지말자녹지말자 속삭인다.
퇴출당한 아버지와 나는 명왕성 아니,
왜소행성 134340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집은 ㄱ을 돌아 ㄴ에 닿기 전 네 번째 달 아래에 끼여 있다.
지나친 구멍가게의 남은 유통기한을 계산할 즈음
안개가 ㄱㄴ을 채우면 명왕성의 밥에선 소독약 맛이 난다.
충동들이 문득 남산타워를 볼 때
유령이 된다는 건 이런 기분일까.
검버섯 대신 눈꽃이 핀 할머니는 벽에다 하얀 점을 그리곤 태양이라 하셨다.
모퉁이들이 눈처럼 하늘에서 떨어지고
창문들이 생겨났다.

네 개의 달이 일시에 소등하고 의혹은 태양과 더 멀어진다.
입김과 한 방을 썼다.
대기권에는 여전히 연탄가스 냄새가 날 거라고 동생은 믿고 있고
목 없는 여자와 짧은 연애를 했다
같이 있어만 줘 고백은 지구의 궤도를 닮아 완전히 둥글었다.
머리 아픈 숫자와 기호들로 변명을 만들고
소행성의 유형 기간은 줄지 않았다
현실계와 59억 킬로미터 바깥에서 달이 되는 꿈을 꾸다 글썽이는 해안에서 멀어지면
그제야 내가 달이 아닌 썰물임을 깨닫는다.

담벼락의 추문처럼 적중하는,
ㄱㄴ들이 모여 모퉁이가 되는 이 야윈 행성의 경사진 종점에서 제일 밝은 별을 꼬집는다.
밤에 목이 말라 창문을 핥을 때
흩날리는 궤도 속에서 하나둘 명왕성을 센다.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테나

      전욱진

 

  지금껏 옥상에서 살았는데 녹슨 손잡이가 달린 그림자가 가끔 뛰쳐나왔다. 지구의 출근 제도는 아마 태양에게서 나왔을 것이다. 아침엔 이유 없이 부끄러웠다. 너는 오랫동안 기른 머리카락을 잘랐다. 뼈가 수신한 채널 하나를 종일 보았다. 누가 보든 상관없이 방영되는 비정규 채널 아랫집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잠은 간단한 음소거였다. 너는 리모컨을 찾으러 갔다 돌아오지 않는다. 뼈가 구겨질 때마다 분명한 악몽을 꿨다. 이 세상 모든 옥상의 흐린 내일에 관하여 뼈는 지금 공중을 수신하고 있다. 그림자가 도시와 한 몸이 되자 바쁘게 혈관을 통과하는 자동차 불빛. 내일이면 장기(臟器)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이다. 내 그림자에서 모두가 자고 있을 때 철거해야 하는 감정들이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옥상의 구식 안테나에 새들이 착륙했다. 이곳이 경유지인 것을 너무 늦게 눈치챈다.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름 나무와 경주

  전욱진
 
 
 
 
엄격한 종이를 구기는 일이 전부인 여름이었다.
똑같이 우울한 새가 방 안에 들어온 적도 있었다.
도심의 여름 나무는 자기 이름을 목에 걸고
매미의 음역을 실어 날랐다 이름도 잊은 채.
오전에 푸른 낭비가 녹아서 뚝뚝 떨어지자
작년에 푸른 연못에 빠진 여자애가 생각났다.
묻기 전에 묻으라는 지침을 받으면
전학생처럼 돌아가는 길을 되뇌곤 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닳은 벨벳 의자에 앉아
여름 나무와 경주
세칙이 없는 유일한 정오였다.
총성의 짧은 선에 앉아있던 새가 질주한다.
뻐꾸기에게 나무는 텅 빈 혐의와 보존된 범죄
요리책을 들고 있는 수줍은 여자들을 뒤로하고
바퀴가 달린 의자는 자주 남향으로 갔는데
차도에는 고양이들의 여관이 성행했었다.
나무의 알리바이가 오른쪽으로 돌아누우면
아무도 없는 곳에 여러 개의 이름이 날린다.
붉은 십자가가 드르륵 닫히는 결승점을 향해
여섯 개의 발을 가진 남자가 두 발로 난간에 서
자기 이름이 발가락처럼 쪼개지는 걸 보았다.
여름 나무들의 헹가래
그곳에 붉은 자음과 모음이 날아다니고
똑같이 우울한 여자애가 머리핀을 말린다.
기꺼이 계절을 바꿀게
너무 높은 곳엔 착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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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밤의 감정

  전욱진

 
 

남서쪽 골목 끝 2층집 아가씨는
달로 이사를 가겠다며 소란이다.
물 한 모금과 삼킨 수면제는 하필 낙천주의자다.
고양이는 꽤 오래 성경을 읽고 있다.
양들이 모인 목장 쪽에서 폭음이 들리곤 했다.
형광등 빛이 묻은 입가를 닦는 대신
달아놓은 별 하나의 각주를 모두 지우고 다시 썼다.
누구나 이어서 꾸고 싶은 꿈이 있기 마련이다.
 
오늘 밤은 거꾸로 매여 사는 당신과
당신의 개를 그릴 것이다.
당신이 자정(子正)을 밟을 때 흩어진 모래는 방 천장에 달라붙는다.
포도나무에 목줄을 내건 당신의 개가 짖으면
독실한 내 고양이는 제 꼬리를
초침에 기울일 것이다.
 
몬테비데오 해변 너머 손짓을 그려 놓았다.
지구 반대편의 감정 하나를 스케치하는 작업
그쪽 나라의 그쪽과 내가 침대를 바꾼다면 지우개가루처럼
감정의 잔해들이 정기선(定期船)을 탈 것이다.
유례가 없는 것들이 축제가 되곤 한다.
당신의 그림자를 조금 더 흔들어 깨우는 방법
거리는 회화적이다 누군가의 명암이 되면 알게 되는
세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방식
그림자가 섞이는 시간, 별 하나에 두 개의 각주가 쓰여 진다.

요 며칠 나의 낮을 질투한 당신의 꿈
꿈을 꾸기 위해 붉은 지붕을 신(神)으로 믿었다 고양이와 자주 다퉜다.
점선이 흐려질 때 튕겨져 나간 별 하나는
빛나는 각주를 잃는다.
천장의 모래가 눈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기꺼이 해변이 되리라 다짐했다.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미노 놀이

    이병철

 


공사장에서 우리는 무슨 냄새를 맡고 있었다
개들이 짝짓기하는 냄새야 아니야 날지 못하는 새의 똥냄새야
죽은 사람 냄새야,
시멘트 먼지 속으로 우리는 코를 킁킁거렸다

죽은 사람 냄새는 슬프다

슬픈 게 뭔지 어떻게 알아? 그건 아직 배우지 않았잖아
철근 위로 어둠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일어서자
우리는 냄새 쪽으로 자갈을 집어 던졌다

저기엔 아무도 없어, 여기서 자고 갈래?
무서워 너희들 등 뒤로 냄새가 따라오는 게 보여
겁쟁이, 우리는 안 죽어

냄새로부터 누구도 도망칠 수 없다는 걸 너희는 몰라

어둠이 냄새를 환하게 밝히는데
너희는 죽음의 냄새 같은 건 없다는 듯
벽돌로 도미노 놀이를 하며 웃고 있었어

그날 밤, 나는 공사장에 코를 두고 왔다
어떤 꿈에선 앞으로 나란히,
도미노처럼 넘어지는 너희를 본다

누가 너희를 밀었니?
아무도 웃지 않는다, 냄새가 난다

내가 마지막 블록이 될게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로로

    김성호




 나는 너에 대해 쓴다.

 솟구침, 태양의 계단, 조약돌이 되는 섬; 깊은 수심에 가라앉은 이야기를 떠올리다가 나는 너를 잊곤 한다.

 로로, 네 빛갈과 온도를 나는 안다. 네 얼굴이 오래도록 어둠을 우려내고 있는 것을 안다. 더 이상 깊지도 낮지도 않은 맨살 같은 나날을 로로, 나는 안다.

 네가 생각에 잠길 때 조금씩 당겨지는 빛과 무관한 조도를 안다. 마음에 마음이 부딪혔다. 소리가 났다. 그쯤은 네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어서 내 망각은 너의 미래에서 쑥쑥 자란다.

 마을은 물에 잠기고 고통은 가장 가볍다. 로로, 내 한 살 된 부엉이를 로로라 부를 때 날개에 대해 적고 싶은
 두려움도 모른 채 쿵쾅이는 마음을 너는 알까? 여긴 쓸려갈 거야.

 온 마을의 고양이가 낮 동안 밋밋하게 비상하는 것을, 환호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너는 알까? 로로, 우리 모두는 네 내면과 살았다. 나는 그곳에서 눈에 띄지 않는 한 형상이었다. 우린 오래도록 있어도 고요한 줄 몰랐지. 나는 오늘 온통

 상처투성이여서 내일도 빛을 삼키고 반짝일까 무섭다. 사지를 갖추고 내일이 지상에 엎드릴까 무섭다.
 로로, 나는 널 부르면서 여전히 네가 고스란히 피어오른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동안만은 날 찾곤 하는 걸까. 로로, 네가 들린다. 언제일까?
 로로, 나는 너에 대해 쓴다.

 내면에 내면이 쏟아졌다. 카스트라토

 구름, 비틀림, 작은 의식, 이런 것들을 떠올리곤 하다가 나는 다시 너를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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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창규

 


나는 쌈을 즐깁니다
재료에 대한 나만의 식견도 있죠
동굴 속의 어둠은 눅눅한 김 같아서 등불에 살짝 구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낱장으로 싸먹는 것들은 싱겁죠
강된장, 과카몰리* 등 다양한 <쌈장 개발의 기원>

봄철, 입맛이 풀릴 때
나는 구멍이 송송, 뚫린 배춧잎을 새로운 쌈장에 찍어먹습니다
달콤한 진딧물 감로를 섞어 만든 장
어떤 배설물은 때로 훌륭한 식재료가 되죠

두꺼운 것들은 싸먹기 곤란합니다
스치면 베이는 얇은 종잇장에도 누명과 모함은 숨겨있죠
적에게 붙잡히면 품속의 기밀을 구겨 한입에 삼켜요
무덤까지 싸들고 가는 비밀도 있습니다

어둠의 봉지에 싸인 이 밤
구멍 난 방충망은 경계가 소홀합니다
누군가 달의 뒷장에 몰래 싸놓은 알들
나는 긴 혀로 나방을 돌돌 말아먹는 두꺼비를 증인으로 세웁니다
사각사각, 저 달을 갉아먹는 애벌레들

수줍은 달을 보쌈해간 개기월식
삼킬 수 없는 과욕은 역류되기도 하죠
보름달을 훔쳤다는 나의 누명이 시간의 부분식으로 벗겨지고 있습니다


 *콰가몰리-아보카도를 으깬 것에 양파, 토마토, 고추 등을 섞어 만든 멕시코 식 쌈장

切苾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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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정호에 묻다

      김호준


 

  당신은 알지 못하겠지만
  나의 소매 한 축이 어제보다 닳아있는 것은
  거세게 흐르는 그림자 그 외연의
  물살 때문이다
  파랑(波浪)의 향방이란 능히 수평이어서
  다른 생이 차곡차곡 개어놓은 언약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바다라고 불렀을 이 자리
  허연 관절마다 꺾어놓은 물소리 시들 때
  가장자리 능선에는 피지 못한 나의 주검들이
  머물러있다

  탑정호에도 섬은 있다
  붉게 타오르는 녹을 쬐느라 구부러진 철제 대문
  그런 속죄의 마음으로 며칠이나 두 손 모았을 

  바다로 향하는 사람이 있다
  가녀린 낚싯대의 말미에 뿌연 연기만 자욱하다
  장맛비가 파도의 사연을 달래고 있다지만
  수직으로서는 결코 다가설 수 없는 바다가 움푹 파고들고 있다

  오래된 물가에서는 어김없이 빗나간다
  기울어진 한쪽 팔이 주워온
  헝클어진 흰 옷 한 벌과 구멍이 난 구두 한 켤레 

  잠시 눈을 붙여도 바닷물고기 차오르지 않으니
  결국 나는 이 문턱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아무려면 나에게는 모든 자격이
  부족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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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나날

      정기석




  오전과 오후와 저녁과 밤이 지나자
  아침과 오전과 점심과 오후와 저녁과 밤과 새벽이 왔다
  대체로 당신이었으나 때때로 나인 시간을 나누자
  당신의 나날은 무리수가 되었으므로, 완전하지 못했다

  당신의 시간은 대체로 일요일 오후였으므로
  때때로 나인 시간도 대체로 일요일 오후에 머물렀다
  대체로 당신이었으나 때때로 나인 시간에서
  달력은 대체로 빨간색이었으므로, 우리는 불온했다

  달력의 빨간 날들에 당신은 오후에 일어나
  마른기침을 하였으므로 시간의 순서는 대체로 뒤섞였다
  뜯기듯 나누어진 서사의 셈에는 피가 고였으므로
  때때로 나인 시간 속 당신의 부재는 불투명했다

  당신을 잃지 않기 위해 오후를 기억해야 했으므로
  햇빛이 수평으로 눕는 두 번의 오후마다 커피를 마셨고
  남은 커피가루를 창틀에 놓아 말렸다
  커피는 때때로 말라갔으나, 대체로 눅눅했다

  대체로 내 오후는 당신의 오후를 따라잡지 못했으므로
  오후 뒤에는 노을이 뒤따르기 일쑤였다
  어떤 밤에는 별이 없었으므로 서러웠고
  어떤 새벽에는 수평의 해가 하도 길어 외로웠다

  새벽 다음에 새벽이 오고 또다시 새벽이 올 때에는
  기다림의 장력에 벽에 걸린 기타의 줄이 끊어지곤 했다
  그럴 때에는 창문을 떼어다가 절반으로 접고 한 번 더 접었다
  때로 더 접어질 수 없을 때까지 접었으나, 사라지지는 않았다

  당신으로 산 시간의 겹이 정갈하게 나눠지지 못했으므로
  커피 속에서는 버짐처럼 하얀 아몬드 꽃이 피곤 했고
  당신의 오정吾正과 자정子正 사이 어딘가에서는
  때때로의 내가 당신의 네 시를 관통한다고 착각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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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지붕

        이설빈
 
 

  펄럭펄럭 시원하게 웃어주던 언청이 커튼을 봉합하며 밤이 말했다. 그래, 다 웃었니? 내 올곧은 미소를 위해서라도 너는 빛나는 교정기를 껴야 해. 어항과 밀애하던 고양이처럼 사랑니 곁으로 작은 거울, 글썽이다 간다.
  밤새도록 씹어댔다
 
  누더기 방향감이 돌아왔을 때 천장에서는 녹슨 맛이 났다. 내 부드러운 소파는 누가 잘근잘근 찢어놓았나. 소파에 앉아 기타 줄을 튕겨보아도 오선지에 내려앉은 검은 번개는 날아오르지 않았다.
  밤새도록 휘갈겼다
 
  입술에서 종아리에로 화분병(花粉病) 옮는 시간이며, 복도에서 달에로 피가 쏠리는 완연한 시간. 발가락으로 움켜쥐는 모래는 부드럽고…… 충만하고……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신발 속까지 따라올 필요는 없었잖아. 왜 자꾸 내 바닥을 허공에 띄우는 거야!
  밤새도록 내달렸다
 
  목덜미에서 확 덮쳐오는 곤궁. 내 갈기는 심지가 얕군. 파스를 뜯어내며 기꺼운 표정을 지었다. 멱살 잡힌 겨울의 공원. 내가 곱게 옮겨 심은 새까만 심지들. 기껏 풀어줬더니. 겨울에 주눅 들어서야 되겠어?
  밤새도록 휘둘렀다
 
  이빨 빠진 그릇, 가까스로 착상한 밥알을 우물거리며 욕조에 가라앉는 밤. 구름의 자궁 속에서 먹구름의 알집을 산채로 씹는 느낌. 벼락과는 허연 이를 드러내며 친밀한 악수를. 음모로 들끓는 수챗구멍에는 고무재갈을 물리며 골목길의 예우를.
  밤새도록 틀어막았다
 
  나는 빗소리의 애청자란다, 지붕에는 양철슬레이트를 얹었지.
 
  아버지, 시끄러워서 잠이 안와요. 지붕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음악은 지붕을 필요로 하지 않지.
 
  저는 받침도 필요치 않아요.
  보세요! 이렇게 지붕 위에서 내달리면……

  전 지붕적으로 기록할 만한 폭우였다.
  밤새도록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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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시인의 자화상
 
          이설빈
 
 

  Easter egg
 
  나는 안에 있어. 나가진 않을게. 똑똑 두드리는 걸로 확인하면 될 거야. 똑똑. 한 번씩 더 넘치는 식으로 나는 응답할 거야. 똑똑똑. 그래. 나는 아직 안에 있어. 나만 10년 후의 과거로 깨어서 잠자는 나들과 알알이 함께 있어. 부탁이 있어. 나를 품고 있는 오늘의 나를 쫒아주길 바라. 그럼 내 바깥에 뭘 그려 넣든지 상관하지 않을게. 너희들 가운데서 태어나지 않을게. 지금처럼 영영 뒤돌아 웅크리고 있을게. 한겨울의 매듭처럼 얼어붙어 있을게. 조각상의 조각된 못처럼 똑같이 조각으로 박혀있을게. 지우개가 아니라 다시 똘똘 뭉친 새까만 지우개밥처럼 있을게. 그러니 오늘의 나만 잡아가고 나는 너희들의 바탕에서 지워주길 바라. 훗날 너희가 너에게 말해주지 않은 것을 오늘의 내가 나에게 암시하더라도 너희를 호명하지 않을게. 줄줄이 사탕처럼 말려들게 하지 않을게. 거기 있었다고 믿게 하려고 거짓말하지 않을게. 너희가 나보다 오래 살게 하지 않을게. 나는 안에 있을게. 똑똑똑똑…… 그래. 안에만 있겠어. 멍든 내 목소리로 뿔을 깎고 있겠어. 비 오는 터널 속에 석고를 붓고 나 자신의 본을 백만 개쯤 뜨겠어. 아니면 차라리 석탄에 삽을 파묻어두고 한가로이 양이나 헤아리며 태양만한 분노가 싹트길 기다리지 뭐. 그래. 그게 좋겠어. 내 굴뚝이 더럽힌 한 떼의 검은 양들이 내 배꼽 위를 뛰어넘도록 칙칙폭폭 검은 꿈을 몰아가겠어. 칙칙폭폭 메말라버린 우물에 검은 달빛이 샘솟고, 그을린 해바라기들이 시커먼 꽁무니를 빼 들어 검은 우물에 고개를 처박고 으르릉으르릉 뒤엉켜 거무튀튀 자라나 지구 반대편의 태양을 잡아채기 전까지. 우리는 모두 각자의 해바라기야. 그 누구도 그 자신의 태양일 순 없으니. 그러니 나를 뭉개고 있는 오늘의 나는 날개를 뚝뚝 분질러 삼켜버리길 바라. 나는 볼 수 없으니 똑똑똑 두드리는 걸로 알아들으면 된 거야. 똑똑……뚝뚝. 잠깐. 똑똑똑……뚝뚝뚝. 이건 비야……오늘의 나에게서 비가 새고 있는 거지. 이제 어서 가봐. 나는 이곳을 최대치로 조각하고 있으니. 곧 자정이 마중 나올 거야. 오늘의 나는 거기까지 죽이든 살리든 너희가 배웅해주길 바라. 나가보지 않을게. 나는 여기 있겠어. 다시 비가 오고 있으니. 이제 나를 화면에서 깡그리 지워주길 바라. 이번엔 너희가 아니라 오늘의 내가. 할 수 있겠지? 똑똑똑똑……뚝뚝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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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 

        정현우

 


만남은 손금과 같은 것이어서
네가 자라난 가지들과
내가 자란 가지들은
다르게 써진다. 

손금 속으로 나무가 산다. 

손금이 온전히 자라기까지
들렀다 가는 새들은
메마른 과녁에서 흔들린다.
쌀통을 엎었는지 눈송이들이
가지마다 걸리고
쌓이는 계절 앞에서 머물다 가는 사람들.
우리의 손금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맞닿지 않는 포물선을 그리다
너의 손금과 내 손금이 닿을 때
가시처럼 튀어나와 잎 하나
틔우지 못하는 통점들.
헤어짐은 골목을 일으켜 세우고
겨울에서 미끄러져
나무 끝으로 봄이 돋아나다
스민 땅거미를 보는 것.
괴로움에 익숙한 벌레들은
손바닥 위로 깨진 거울을 읽고
우르르 몰려간다.
내게 오던 사람들은
조가비처럼 쓸려가
어느 겨울 눈송이로 흩날리고 있을까 

손금이 깊어질수록
새들은 잠들지 못하고
그림자들이 매달리는 겨울을 무너뜨린다. 

만남이란 때론 보이지 않던
손금이 어느 날 보일 때
금 간 손바닥을
천천히 맞추어 보는 것. 

달을 물고 온 새들은
당신이 띄어 쓴 것처럼 앉는다.
내 반달을 심어 주는 날
우리는 어두워진 것들을 심는다.
사랑했다 미워했다 내리는, 내려앉는, 날리는, 조여오는, 울부짖는
웅덩이가 빗길을 밀어내고
부러진 가지들이 반짝이고 있다.

切苾님의 댓글

profile_image 切苾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오(大悟)하는 것도 좋지만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이겠지요.
최근 등단한 시인의 시이거나 등단작인데
          이후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몇몇을 묶어 보았습니다.
언어가 단지 개인적인 웅얼거림에 그치거나 시대와 먼 우주 이방의 노래이거나
결국 美와 活이라는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루려 한다면 알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새해 창턱에 떨어지는 햇살같이, 빨랫줄에서 펄럭이는 흰 새물내같이
      밝고 화창한 날 지으십시오.

나비눈동자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나비눈동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릎을 세워 붓의 모가지를 밟았다
활처럼 휘었던 붓의 탄성에 그만 뒤로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아무나 절필 할 수 없는...
이 질기디 질긴 악연/
저들은 눈이 멀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볼 수 없는 자들의
농일 뿐이다../ 건강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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