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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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282회 작성일 16-01-04 21:06본문
커피를 마시며 /한병준
창밖엔 허리선만큼 가냘픈 눈이 내리고
나는 달콤한 오수(午睡)를 지나
맥스웰 향기가 다리를 꼬고 앉은 서재에서 홀로
우수에 찬 커다란 눈동자를 생각했다
차향 같은 눈을 생각할 때마다
환상의 숲 속으로 빨려들곤 했다
창밖엔 긴장한 입술처럼 달콤한 눈이 내리고
환상의 숲 근처에서 방황하는
불투명한 바람의 벽, 그리고 꿈틀대는 강줄기와
미로를 숨기고 떠 있는
안개의 발목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창밖엔 눈 같은 눈이 우거진 길을 만들고
눈은 유혹의 숲이 되어
줄기를 뻗으며 자라
나를 지배하는 세계를 만든다
눈처럼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내 안에 은밀한 동거를 한다
창밖엔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시를 쓴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커피 한잔에도 관능미가 있군요.
새해 풍요로운 나날 되십시오.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시지요, 잘
눈과 눈이 만나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듯합니다.
커피향에 녹는 눈은 어떤 눈일까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까운 곳에 계신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언제 쓰디 쓴 소주라도 한잔 하며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