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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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0회 작성일 16-01-05 12:25본문
내 소리/광나루
눈을 감으니 비로소 들려오는 소리
찢긴 옷자락 휘어 잡고 너털너털 활개치며
산 중턱 바위를 밟는
차마 내리치지 못하고 뛰어 넘어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 보며
나뭇가지 하나 꺾어
애매한 바위만 내리치며
길 떠나는 나그네의 외침
그리도 다정히 다독이며
잠 재워 주던 손길 위로
흐르는 자장가는
어느새 흰 눈을 이고 서서
지친 노새의 쉰 목소리 되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끝없는 길 들이 세상을 만들고
길 위에 소리를 달아
날아오르는 매 떼들이
부리를 틀어 구름을 낚아 챌 때
메마른 땅에 비는 촉촉이 내리고
마른 나무 가지 위에
움트는 새싹의 기지개켜는 소리 들려온다.
나무 찢기는 소리 가여워도
타지 않으면 재가 될 수 없고
죽지 않으면 씨가 될 수 없기에
제 밥그릇 가슴에 안고
깃털 뽑아 대지에 심으며
길로 길로만 가
눈 감으며 제 소리를 듣는다.
잉잉대고
째깍거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
이제는 하나 되어
춤추는 영혼으로 남아
풀잎 위에 동그마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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