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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함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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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5회 작성일 16-01-07 12:33

본문

서늘함 속에/광나루

 

누워 있는 침대 끝에 서늘함이 다가 온다

비 오는 날 우산도 없이

한 보따리 책이며 공책 필통을 보자기에 싸서

윗 옷으로 감싸며 비 속을 달리던

행여 책들이 젖을세라 허리까지 웅크리며

달리고 또 달리던 그 길 위에서

조용히 우산 하나 건네주며

허리를 펴라던

비를 맞지 말라던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허리 펴고 비 맞지 않는 일 어디 쉬운 일인가

쨍쨍 맑은 하늘 갑자기 화를 내며

자갈 같은 어름 덩어리 쏟아 내

여기저기 송송 구멍 내고

부셔버리고

퍼붓듯 소나기 내려

정든 임 떠나게 하고

그리도 곱던 하얀 눈

폭설 되어

오그라뜨리고

덮어버리고

 

머리맡에 책 하나 있기에

우산 하나

그 때 그 우산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기에

침대 끝에 다가오는

서늘함 속에

소녀 너를 기억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2 19:07:0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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