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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심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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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148회 작성일 15-07-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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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필심 행방 
     


            1

        0.5mm 샤프심 B가 긋는 차선이 목구멍으로 넘어온다


       
            
    2

       거리에 누가 찬물을 끼얹어 놓은 거람
       동전 한 잎 만지작거리면 주머니는 조타실처럼 버걱거린다
       활대는 풍력에도 양팔 거두지 않았으나
       일없이 일 사이를 나다녔으므로 말없음표
       무뚝뚝한 피티체조가 공원을 해코지한다
       밀입국한 눈빛에 감긴 고양이가 쥐구멍으로 쓸린다
       뿌드득뿌드득 이 갈며 잠든 고단이 베갯머릴 바루듯
       안개 가루약을 털어 넣고 신호등이 새벽 두 시를 고치고 있다


            
    3

       법원 앞을 서성거려도 구제받을 길 없다던 잘린 임금을
       환관처럼 부는 바람이 감춘다
       마지막 단잠을 깨우러 가는 음습과 내일 꼭 여기서 만나요
       라는 말이 천 년 후에도 눈사람 굴리고 있을
       궁형 당한 빈 그릇 


            
    4

        수챗구멍이 검은 도시를 게워낸다 별빛 한 모금 마신 먼지의 혀가 필라멘트 떨며 자물신다 개발바닥처럼 부은 공기를 밟고 아침을 삶아내는 화덕, 뼛속까지 서글서글 되바라진 가슴팍에 하얀 김 서린다 살다 보니 후천적으로 혀가 굳었어요
       웅얼거리는 낭떠러지
       비지떡 사산하는 밤은 누가 받아내나
       객차를 받아 주었던 침목처럼 무거운 침묵
       나도 썩을 권리가 있어요
       냉동고에서 말하는 이방인의 발, 잘라내도 아무도 모를 방부목 아래
       튀밥 같은 새벽이 쌓인다
       흙비를 천천히 흘리는 연필심은 무슨 말 하려 1,200℃ 임계온도를 견딘 거람 

       

            
    5

       탄피처럼 떨어진 연필심은 부레를 부풀려 떠오르고
       무국적 바람 가새가 발등을 누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8 10:12:5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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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 이 말을 타고 모든 음악의 출생지로 가볼 수는 없을까


  김경주



오늘 밤은 취한 말들만 생각하기로 한다
잠든 말들을 깨워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술을 먹인다
구유를 당겨 물 안에 차가운 술을 부어준다
무시무시한 바람과 산맥이 있는 국경을 넘기 위해
나는 말의 잔등을 쓸어주며
시간의 체위(體位)를 바라본다
암환자들이 새벽에 병실을 빠져나와
수돗가에서 고개를 박은 채
엉덩이를 들고 물을 마시고 있듯
갈증은, 이미지 하나 육체로
무시무시하게 넘어오는 거다

말들이 거품을 뱉어내며 고원을 넘는다
눈 속에 빨간 김이 피어오른다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취한 말들이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이 말들의 고삐를 놓치면
전속력으로 취해버릴 것을 알기에
나는 잠시 설원 위에 나의 말을 눕힌다
말들의 뱃살에 머리를 베고
(우리는 몇 가지 호흡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둥둥둥 북을 울리듯 고동치는 말의 염통!
말의 배 안에서 또 다른 개인들이 숨쉬는 소리
들려오는 것이다
밤하늘, 동굴의 내벽에서 들려오는 바람의 연령
나는 조금씩 인용하고 있는 이 침묵은
바닥에 널브러진 말들의 독해처럼
나에게 있어 또 하나의 육체, 이미지인 것이다
나는 말의 등에서 몇 개의 짐들을 떼어내준다

말들이 다시 눈 덮인 사막을 넘기 시작한다
그중엔 터벅터벅 내가 아는 말들도 있고
터벅터벅 내가 모르는 말들도 있다
그렇지만 오늘 밤엔 취한 말들만 생각하기로 한다
음악 속으로 날아가는 태어날 때부터
바퀴가 없는 비행기랄지
본능으로 초행을 떠난 내감(內感) 같은 거, 말이
비틀거리고 쓰러져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분만을 시작하려는 것인지
의식을 향해 말은 제 깊은 성기를 꺼낸다
기미(機微)란 얼마나 육체의 슬픈 메아리던가

그 사랑은 인간에게 갇힌 세계였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처럼 더럽게 더운 날
드라큐라백작의 이빨과 혓바닥을 갈아서 빙수를 만들어 마시면 어떨까요?
여름 귀신들 소스라치겠지요?
그 양심조차 파산한 놈들은 어쩔 수 없지만

육체의 슬픈 메아리
음원으로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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