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11 > 배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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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2,104회 작성일 16-01-06 10:21본문
배번
출발선은 없다. 백색 레일 장거리장애물달리기 출전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전직 함바 사장 오 여사는 출근길 택시에 치여 최근을 분실한 상태, 약지중지 끊어 먹고 산재에 의존하는 우진정밀 정 반장과는 자판기 커피로 저무는 사이. 어촌계 이장마누라 반 여사는 갯벌에 버무린 몸, 동죽 캐다 빠진 무릎연골에 핀을 박고도 조금 사리, 물때만 따진다. 우리아들이 누군지 알고 지랄이야! 푹 꺼진 입으로 큰 소리 뻥뻥치는 팔십 삼세 순덕 할매는 지체장애 막내딸 없이는 화장실도 못 간다. 펄럭이는 팔로 기저귀 툴툴 말아 던지면 롱 슛, 골인이다. 극심한 편두통 및 왼팔 마비 등 오십 병증 소견으로 엉거주춤 장애물달리기 대열에 합류하게 된 지천명의 강 여사, 6인실 중앙 침대에 다 죽은 혈색으로 똑똑 떨어지는 링거액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맑아서 데굴데굴 이 대열 몇 번째 선수일까 점쳐 보는 것인데, 어느 대가리의 소행인지 십 칠년을 싹둑 잘리고도 스마트폰에 키득키득을 퐁당 빠트린 옆 침대 생머리의 분홍 발가락
y병원 재활병동에는 배번背番처럼 침대 하나씩을 등에 떠멘 장거리장애물달리기 선수들이 쉬지 않고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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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동묘지에 가면 참 많이 죽었다 싶고
병원에 가면 참 많이들 아프구나 싶고
죽지 않는 이상 누구나 그림자는 길어
사연 없는 통증은 없는 것 같고,
저 여섯 개의 침대 중에
하나는,
술 많이 묵고 어깨 쑤시는 여인네도 있겠다 싶은데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리지 않고 먹을 때가 좋았습니다.ㅎ
어깨와 주님은 사돈도 팔촌도 아니어서 좋았는데
속이 속이라
깨갱하는 쥐똥이라니 쯧쯧...
고현로님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등등...
이미지가 마음 속에 도통 잡히지 않아 감상만 하는 이미지 행사를 지켜보고 있는데요...
배번...으흠... 이렇게 상상하면 되는군요.
잘 읽고 갑니다^^
ㅋㅋ 무의님 때문에 1등을 놓치다니...시상대 1등에 오르나 했는데...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현로님 외 몇몇 선수들의 댓글 경주 한 재미합니다.
얼마전 저 대열에 잠깐 들었었는데
사는 거 참 장애물경주 같다 생각했습니다.
애국가 울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봅시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미지 고르면서 이 이미지에서는 어떤 글이 나올까 기대 했는데
역시 시인의 상상력은 대단하군요
고지에 근접하셨으니 내년에는 반드시 빛을 보리라 생각하면서
봄에, 아니 그전에 한 번 뵈어요 ^^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매달 이미지 선정하는 것도 매우 힘드시지요.
시인님과 여러 운영위원님들 덕분에
시마을이 밤이고 낮이고 불야성을 이루네요.
고지에서 번번이 손을 놓치니
이 무슨 장난인가 싶다가도
더 낮아지라는 높으신 분의 훈계로 알고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뵈올날 기다리며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침없는 운율의 흐름에 일단 기가 죽습니다.
이 흐름에 인간사를 둘둘 말아 기막히게 펼쳐놓네요.
장거리장애물달리기! 이 은유, 눈에 착 감기네요.
멋져요!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운율이 아무리 좋다한들
시엘님의 섬세한 필력만 할까요.
세상사 어쩌면
노인의 철퍽 젖은
기저귀 안에 다 들어있는 것은 아닐는지...
저 선수들 틈에 메인으로 끼기 전에
깃발은 꽂아야 할텐데 말이죠...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솔직히 말하자면 이 지경지까지 고수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솔직히 말하면 조 아랫글
활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어디에 그런 연을 숨기셨는지...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경험은 시인의 재산...내가 딴건 그저 그럴지 몰라도 사람 보는 눈은 밝아 ㅎ
성영희.님의 댓글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정신 샘 오셨군요.
늘 큰언니처럼 든든해서 좋아요.
자주 인사 드리지 못하더라도
이쁘게 봐 주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