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환청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듣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358회 작성일 16-01-12 13:19본문
환청
누가 치웠을까?
여기 외면 셋과
조롱 하나가 있었어요
그놈이 화들짝 놀라는 척했을 때, 그 표정
나는 왜 주변을 두리번거렸죠?
무대: 하늘이 쏟아져 들어오는 사무실 창턱에 혼자 서 있는 손바닥만한 흰 화분 (웃니? 우니?)
대사: 수직으로 뻗은 줄기 셋과 바닥을 향해 나가다, 닿자마자 수직으로 뻗은 줄기 하나 (왜 놀래? 비웃니?)
관객: 멀찌감치 너랑나랑우리끼리랑처럼 모여 있는 화분들 (그만 웃지?)
지문: 슬그머니 흰 화분을 위 턱에 올려놓는 영혼 (종교?)
나는 이내 지문에 집중했어요
그건 불굴이었어요
안을 외웠으니 한번 솟구쳐 보는 거였어요
알 듯해요
이파리에 새겨놓은 흉측한 예감들
충고였어요
나의 바깥이었어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5 10:13:57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염없이 듣고 있노라니 흰 발자국 그 한 분.
시인에게 멍에처럼 드리워진 낯설기가 그냥 평소에 끼는 벙어리 장갑처럼 친숙하군요.
영화가 진행되다가 잠깐 멈추고 관객에게 영화 속으로 들어오라는 식
사물과도 말을 트는 독심술,
강아지들이 눈이 오면 왜 뛰어다닐까요.
색맹인 그들이 보는 세상은 흑백일 텐데, 반짝반짝 무언가 진동하는 느낌, 속으로
좋다, 좋다 그런 마음일 것이다, 는 생각.
시나리오에 가담하다가 절묘한 대사를 흉내 한번 내볼까 하다가
다시 관객으로 돌아갑니다.
강아지들이 흰 눈을 보듯이, 그렇게
하듣흰님의 댓글의 댓글
하듣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 계시면 어디서 정겨운 물소리 듣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미세한 떨림도 단숨에 잡아 내시는, 뒷짐에도 부리부리한 촉수 있으시니
어떤 언어도 부동자세 면치 못하겠습니다.
사무실에 조망 좋은 창이 있는데요, 차 한 잔 마시다 그 화분 그림자가 아직
떠나질 않아 몇 자 적었으나 떫은 맛만 풀풀. 다 들어내야 할 것 같고
엄두도 안 나고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 그러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가족 이기주의를 비롯한 기업, 사회, 경제, 정치 등등
돌아앉아 있어서 그늘이 생기는 지점들은 결국 부메랑이다
고민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위주로 담았으나 역부족..
시, 사람 얘기 아니냐 소통 쪽으로 가라 자꾸 제 안이 들이대는 바람에 그래 바닥도 안 감추겠다
양에 안 차시겠으나 그러고 씁니다.
늘 고맙습니다.
깊고 푸른 밤, 보내십시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면 셋과 조롱 하나, 비유의 신선함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때론 형식의 파괴라는 과감한 시도도 해보라고
나에게 질책합니다
퇴고전 글이 이정도면~
좋은 시 많이 올려주세요
하듣흰님의 댓글의 댓글
하듣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마리아께서..
이미지 행사 기획의 고단함을 위로 드리는 차원에서 양으로 보답하자 라는 생각으로
드라이버로 급조(읽으시는 분들께 실례인 줄 알지만 제 사정이 시 쓰기에는 쫌 불우한 편이라..^^)
했더니 물 없는 곳도 많고 물 넘치는 곳도 많네요.
물은 말라 있어야 참맛일 텐데요..
허허실실대다가 방심할 때 카운터블로를 날리는 전략인데
2미터가 1미터에게 너 시방 뭐하니? 그런 꼴이죠.
형식은 내용을 위한 것일 뿐, 이런 망치적인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많이 생각하면서 다니겠습니다.
귀하신 걸음에 무릎으로 인사드려요, 추위에 옥체 상하시면 안 됩니다~
달의지구님의 댓글
달의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뜬금없기는 하지만
외면과 조롱이라는 구체적인 언어(?)로 시작하는 아쉬움도 남기며...
제목이 더 맘에 든다는...
지구 독자 올림
하듣흰님의 댓글의 댓글
하듣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스트레이트 무늬라 좀 밋밋하죵?
희곡적 발상에서 시작된 거라 프라이타크의 이론을 좀 빌려본 건데요.
말씀하신 고 녀석들은 도입부 다음에 오는 '자극적 계기'를 적용한 거거든요.
시는 김장김치처럼 묵힌 담에 먹어야 깊은 맛이 나는데..
마구를 꿈꾸는 연습구 정도로 귀엽게 봐 주세욥.
귀한 시간 주고 가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