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3> 도서관에서 밀림을 탐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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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련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65회 작성일 16-01-07 16:53본문
도서관에서 밀림을 탐험하다
문을 열자 밀림이 시작되었다
빽빽하게 꽂혀있는 고목들
오랜 시간 볕을 받지 못한 나무들이 숨죽이고,
모로 서 있다 정수리에 고여 있던 시간들이
창틈으로 스며든 가느다란 햇살에 반란군처럼 몰려든다
햇살속에서만 오글거리는 시간의 입자들
켜켜이 쌓인 나뭇잎을 걷어내고 한 그루 나무
쑥 뽑아든다
(촘촘히 박힌 나이테마다 가득하다, 고양이 떼
어둠속에서 빛나는 눈동자,
갸르릉거리는 고양이 떼
밀림은 고양이 울음으로 가득하다)
이 한 그루 나무를 찢고 나온 붉은 열매
그늘 속에서 돋을새김 되고 있다
누군가의 몸속을 떠돌다 환생한
영혼의 갈피에서 쏟아 논 핏빛 응결체
이걸 삼키면 나도 가이아*가 되고,
갈수록 환해지는 밀림 속 고목의 밑둥치를 돌아
낮은 소리들 웅성거리는 햇살 속에 앉는다
어둠속에서 고양이 한 마리 나는 듯 튀어나와
팔에 안긴다
*그리스신화의 모든 것의 원재료인 기초적질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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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오랜 세월 도서관에 가 본 적이 없는데
이 정경 정겹습니다. 시인이 도서관엘 가면
모든 문자가 항복하고 자리 밑에 있을 것이니
오래 앉아 있어도 피로감이 없겠군요.
예전에 그냥 갈란다 했을 때 바짓가랑이 붙들고
가더라도 가라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오고감이 공허한 장난일 것입니다. 그래도 몇 년
칩거 대단하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니까 시가 윤택하고 구체적이고
서정적인데 레알 모던하다.
오빠가 정겹게 인사드립니다. 누이였던가?
훌륭.
안세빈님의 댓글
안세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서관에서 밀림을 보시다니,
제가 시마을 들어오기 훨씬 전 그분이라는 짐작을 했지요!
향기님의 예전 글을 안보고도, 밤은 뱀에서부터 휘감기는 여자의 직감?
누구들님들은 아니라는데, 맞다고 막 우겼지요. 역시 전설의 그분! 그분의 글을 2014년도에 읽고 싶었으나 우주로 갔더군요.
근래 님의 글에 매료돼 읽고 또 읽고합니다.
이거이거 여자가 여자를 넘 좋아하면 안되는데..펜 한분 더 저에게 생겼습니다.저는 같은 여자지만,예쁜 얼굴을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괜히 설레이는 건 뭔지..좋은 저녁 빚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