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에게 > 우수창작시

국제천문연맹이 무어라 명명하든 한 번 이름은 개명하지 않는 특권을 가지셨군요.
시적 궤도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돌고 있는 행성을 왜소행성 134340이라 부르면 곤란하죠.
아직도 저 게츠비 태양이 뜨겁다고 한밤에도 역설하시는 면책님,
마을 높이 걸려 빛나는 플루토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그들에게 적어도 오늘밤만은 면책특권이 없는듯.

오셔서 한방씩 먹여주는 처방 잘 다려먹습니다.

왜가리처럼 외발로 서 있어도 사방 두루 파악하는,
펄펄 튀는 여울목 다 탐색하는 필법.
폭넓은 시야의 구경각.

캣츠비에서 래미안뒤편의 달까지
오늘은 면책특권님께서 초대하는 문장의 파티에
초대되어 온 느낌입니다

소외된 명왕성을 이리 밝혀주시니
오늘은 다른 행성들보다 환합니다

뒤늦게 은하철도 999를 탑승한 느낌입니다
시선에서 소외되었던 행성의 크기와 느낌 그리고 운행까지 미지를 탐험하게 하시니
좋은 여행이 됩니다. 좋은 시에 인사 놓고 갑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술술
몇번 읽다가 또 읽다가
읽게 해주셔서 감사요

유장한 감각을 현대적 기법으로 사유의 확장으로 넓혀가는 면책특권님의 시적 시계관 \
그 한호흡 한호흡을 흩트리지 않고 잔잔히 음미 해봅니다.
명왕성을 왜 밝혀야 하는지 마치 여자친구가 조곤 설명해 주는 식의
말을 거는 시의 운율이 독특하고 재밌네요. 끈질긴 필력에 박수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