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사람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325회 작성일 16-01-19 13:23본문
낮, 달이 진다. 밤, 별이 진다. 불, 꽃이 진다. 언젠가 다시 태어날 것이 미련없이 지고 있다. 우리 사랑처럼,
생경한 사람들은 길에서 길을 잃는다.
길 위에 또 달이 지고 별이 지고 꽃이 진다.
새의 투명한 궤적을 쫓는 행자의 눈동자
검은 동공 속으로 분칠한 산이 맺힌다.
골마다 한움큼식 몰려다니는 함박눈처럼
계절따라 제 몸을 버리는 붉은 꽃잎처럼
이슬맺힌 길로 가벼운 행장을 꾸려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된다.
길변에 둘둘 말린 행려의 그림자
삶은 막막한 길 끝에 모여 다시 모로 접힌다.
행려의 길 끝에 대들보를 세우고 업을 더하며 산다.
창 너머로 무수한 별빛이 속살거린다.
낙원을 찾아가는 행자의 보랏빛 희망은
발목 없이 달리는 길에 눈처럼 뿌려진다.
가슴 가슴마다 핏빛으로 얼룩진 상처와 고단했던 생의 흔적들
세찬 바람은 생경한 사람의 옷깃에서 길을 잃는다.
뒷짐진 세상, 길 위의 사람은 여전히 너그럽다.
글쓴이 : 박 정 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22 11:37: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誕无님의 댓글
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행만으로도 시가 되고도 남음을 보여준
단독으로 출두한 1연을 떠받치는 2연 1행
/ 사람들은 길에서 길을 잃는다/는 표현 매우 좋습니다.
멋집니다.
끝까지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날씨가 굉장합니다.
건강 관리 잘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날이 생각 외로 춥습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일인이지만
밖으로 돌던 몸이 방구들을 자주 찾네요.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박성우님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침 없이 읽히네요~
좋습니다.
저도 어느 글에서 길위에서 길을 찾는다는
표현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길이 있으돼 길에서 자주 길을 잃습니다.
가끔 길 끝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길 끝에 아담한 집을 짖고
한페이지 이력을 잘 써내려가야 하는데 말이죠
날이 무척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한 사람이 길을 찾으면 그 길이 많은 사람들의 길이 됩니다
잃은 행적들, 그리고 길을 개척한 사람들의 마음,
그 속의 소로를 찾아주시니 휴식과 그늘과 잊었던 새소리까지 들려오지 않을까 합니다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박정우 시인님!!!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눈밭을 헤치고 가는 선인의 발자국처럼
올 곧은 그 길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길 위에서 정겹게 인사하고 싶습니다.
날이 매우 차갑습니다.
따스한 시심으로 온기 가득한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