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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침신전앙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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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774회 작성일 15-07-29 19:10

본문


    동침신전앙와장東枕伸展仰臥葬



    염낭을 끄르면 화염 꽃부리 눈부셔라,
    적벽을 뜯으며 박주가리 깃털로 날아가는 새떼
    희디흰 비륜과 온화한 숲의 정령을
    아니 섬길 수가 있겠나

    서산에 점박이 천궁이 떠오르면
    들짐승이 밤불을 켠다네
    땅거미 깔리는 움막엔 관솔불 활활 타올라 흙벽이 익었었지
    메케한 콧바람 훅훅 불며 매운 눈물 찍어냈다네
    달빛 들면 애욕이 불살로 불거졌던 흙창

    가락바퀴 저녁볕에 뉘어야 비로소 푸석돌 놓아주는 침와
    어느 천년도 움집에 돌아와 누울 것이니

    바람 족장들이 돌삽으로 돌괭이로
    동쪽을 퍼담았으나 번개무늬햇살은 돌창으로
    돌도끼로 찍은 혈흔을 서쪽에 발랐다네
    치레걸이 걸어둔 짐승과 강물 소리 거둬내고
    뼈바늘 누비던 시간을 마름질할 것이니

    우물에 눈알을 씻고 동쪽을 향해 절하게
    해골바가지 삭정이에 괴고 컴컴한 척박에 햇발 들도록 두게나
    살아서 요란했던 손발 가지런히 뉘고
    발바닥은 쏘다닐 언덕이 없으니 천천히 짓물러 갈 것이네
    물고기성좌를 잉태한 배꼽은 궁륭을 아우르고
    흙살은 흙물로 흘려보낼 것이니

    벼랑에 등을 기대다 저 건너편으로 꽃살 이우는 것 아니겠나
    누가 묻거든 숨골 데우다 발끝 화살촉에 저물었다 전하게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03 08:56:51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2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들의 직업


    김중일




    1

  우리집 등 굽은 낙타가 울던 날.
  그날 밤의 사건들은, 일력(日歷)처럼 빠져버린
  검은 새의 깃털 한장 속에 이미 기록된 일일지도 모른다.

  내 마음속으로 찬바람이 들어와 새가 되었다. 새장 속에 갇혀버린 새, 내 마음의 허공에 새의 언어를 새기는 새, 해진 허공은 해진 고독의 외투. 그런 가짜야 제발 좀 벗어. 동생은 바닥을 뒹굴며 내게 외쳤다. 순간 동생의 입은 제 얼굴을 삼키고, 내 그림자를 집어삼키고 태양 속으로 저물어버렸다. 하늘에서 보풀이 구름처럼 잔뜩 일어나 있었다.
  늙은 가고일이 앉아 졸고 있는 옛집 지붕 아래, 동생과 나란히 누워 올려다본 밤하늘은 무언가 섬뜩하고 날카로운 것에 찢긴 듯 보였다. 넝마 하늘은 온통 찢겨 있었던 것이다. 살점처럼 떨어져나와 너풀거리는 새벽의 별빛들.
  새들은 우주로 날아가려는 하늘을 악착같이 깁고 꿰매고 있었다. 새를 찾아 우리는 떠났다. 새들이 하늘을 그냥 내버려두게 하기 위해, 어둠이 하얗게 녹아 흐르는 새벽에 우리는 떠났다. 등 굽은 낙타가 등으로 우는 밤에.


    2

  동생(同生)이 죽었다.
  동생은 죽어 지금 내 발목에 그림자 대신 매달려 있다. 동생은 나를 허공에 질질 끌며 땅속을 걷는다. 땅속을 걷다보면 태어날 자들과 죽은 자들의 이마에 손을 얹고, 내년에 피고 질 꽃들을 미리 꺾을 수 있을까.
  동생이 죽었다.
  움직이는 하늘의 파오 속으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바람이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듯, 동생의 곡두가 슬픔과 권태의 바깥에서 긴 칼날을 막사 안으로 푹푹 찔러넣듯, 까마득한 하늘 저 멀리 뾰족한 철새떼가 무수히 박혔다 사라졌다.
  동생이 죽었다.
  동생은 구름이란 보풀만 가득 핀 낡은 허공을 걸치고 있다가, 한 떼의 새들에 의해 허공과 함께 기워져버렸다. 어제로 벗겨져버렸다.


    3

  그 시각 우리가 버리고 온 낙타는 '별의 동공'을 지고 사막보다 먼 신기루를 건너고 있었다. 신기루는 지평선과 맞닿아 있었다. 지평선 아래로 마치 림보를 하듯 조심스럽고도 경쾌하게, 낙타는 눈물로 가득 찬 두개의 동공을 등에 지고 새처럼 가볍게 걷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처럼 불가피하게 '별의 동공'에 걸려 발밑으로 굴러떨어져버린 지평선. 낙타의 등은 그렁그렁하다. 물이 다 쏟아진 두개의 양동이처럼 눈물이 다 빠져나간 눈동자처럼. 마치 세상 그 누구의 마음이든 한순간에 찢어놓을 수 있는 '슬픔'의 상징이라도 되는 것처럼. 지금 동생은 그 두개의 동공 사이에 지어진 작은 둥지 속에 눈곱처럼, 몰래 끼어 있다.

  바람에 찢긴 하늘 언저리에는
  새들의 둥지가 있다.
  새들은 일제히 그곳에서 빠져나와
  넝마 하늘을 깁고 꿰매고
  다시 어떤 바람도 없는 둥지로 잠자러 간다.
  여기서부터 새들의 둥지까지
  별의 동공을 지고 가는 우리집
  낙타의 걸음으로 몇 시니크*인가.





          * 잠. 이누이트족의 거리 단위.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바닥에서 참 오래 맴돌았지요. 어디 칩거할 데가 있나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추천하시니 풍선처럼 떠올라 ㅎ,
고맙습니다.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빛보다빠른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읽고 또 읽어도 제가 감히 도달할 수 있을런지 까마득한 높이임을 실감합니다
언젠가는 저도 양아치 처럼 활연시인님을 깨부수고 혁명을 일으킬 날이 올까요
아마도 오지 않을 가능성이 99%겠지만 최선의 시심을 찾아 노력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신 것 진심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같은 시마을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감탄과 경외감이 듭니다
이런 사치스런 말이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믿고 적고 갑니다
건필하시고 언제나 스승으로 여기며 글을 밟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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