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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화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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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536회 작성일 16-01-24 13:28

본문

오래된 화물차/

 

가로수 드문드문한 갓길에 홀로 서 있다

두 귀를 펴고, 굴러 온 낙엽 우물거리며

공손히 앞을 보고 있는 순한 당나귀

 

이제 어느 여자가 쳐다볼까

씻는 게 귀찮아서 눈곱만 떼어주었더니

수많은 짐 나르던 등짝은 검버섯 피고

이맛전은 벗겨져 햇살에 반질거린다

짐을 실어야 걸맞은 빈 수레

황달인가, 술에 전 눈동자처럼 전조등은 뉘렇다

 

사람이라면 담배를 끊으라고 나무라겠지만

매연이 심해 정기검사도 걱정이다

그래도 한때 그를 올라타면 돈 많이 벌어서

다른 여자와 놀러 다니는 몽상에 빠지곤 했는데

그때마다 등이 묵직한 그는 입맛이 썼을 것이다

 

사는 거 별것 없다고 끝내 지키려 했던 것들이

몰래 담배를 배운 아들 녀석 아기 때 잠자던 의자에

먼지처럼 고요히 가라앉아 있다

 

가로수 드문드문한 갓길에 홀로 서 있다

두 귀를 펴고, 지나간 세월 킥킥거리며

숨소리 밭은 당나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29 11:46:51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정석을 보여주시네요.
객관적 상관물, 당나귀... 한때 광택이 나고 새 운동화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구르던 바퀴,
생활을 싣고 달리던 무수한 회로.
집에 와 마구간에 묶이면 순해지는 한 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비루먹고 너덜거리고 많은 시간이 등짝에 붙어 있지만
왠지 안쓰러운 한 마리의 과거. 그 마력은...

'다른 여자와 놀러 다니는 몽상' 이 페이소스는 비애이고 즐거움인데
능청이고 익살인데, 독자를 유쾌하게 운행하는 기법.

그리고, 결국에 등장하는 '밭은'
어쩌면 숨 가쁜 길을 달리거나 걸었다. 과거에 나와 동행한 소중한 것이 무언가, 묻는
진득하게 써야 진실이 보인다, 뭐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시는 결국 자신을 설득하는 거다, 그런 생각도 드네요.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뭔가 부족한 글에 영광스러운 재해석을 해주시는 활연님께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는 지구력을 좀 키워야겠다 싶은데요. 일주일은 더 들여다봐야하는데
쉬이 포기하는 게 문제 같습니다.^^
읽으며 툭툭 걸리는 혈행도 개선해야 되는데 어디 좋은 약 있으면
한 병 해야겠습니다.^^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빛나는 시 한편, 가장 고현로님다운 시로 읽었습니다^^
<가로수 드문드문한 갓길에 홀로> 서서 <킥킥>거리고 있는
슬픔에 젖은 삐에로 ㅡ 입술만 웃고 있는 ..

잘 읽고 갑니다 ㅎ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석의 당나귀 울음 '응앙응앙'은 정말 절묘하고 완벽한 묘사 같습니다.
당나귀는 힝항항 힝항항하고 우는데요. 어째 그걸 찾아냈을까요...극존경!
졸편에 과분한 격려, 감사드립니다.
그믐밤님의 건필을 기원합니다욤.^^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화물만 실어 나르지는 않았을 반려차.
어느 한구석 성한 곳 없이 달려왔을 동반자가 갓길에 우두커니 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언제나 조이고 닦고 기름치고 달려라, 자두야 간다, 했을 지난 여정이 잘 드러났군요.
생명체든 아니든 정이 들면 소중하고 자신의 혈육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연필 잘 세우신 고현로님께 참 잘했어요, 도장 두 개 꽉!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며칠 지나친 혹한에 당나귀가 얼어죽었습니다.
키를 넣고 돌리니까....
힝힝힝힝힝만 하다가 결국 붉은 계기반이 눈을 감았습니다.
용하다는 곳에 가서 심장이식수술을 해야 합니다.
저의 당나귀는 일반 승용과 달리 12v가 아니고 24v입니당ㅠㅠ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효자 노릇  톡톡히 해냈을텐데
보듬어 주시길 바랍니다.
담배나 한 개비  피우시구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고현로 시인님.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장군이 무섭긴 무섭네요. 아침에 출근했더니 작은 당나귀 큰 당나귀
전부 방전돼서 죽어 있고 화장실도 동파 나고...
꼴 지게는 넘어가지, 당나귀는 도망가지....뱅이의 원조를를를을 치고
지금 늦은 점심을 때웠습니다.
하, 백수가 부러운 날이네요...어휴

현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을 분해하면 저렇게 자연스럽게 흘러 나올까요?
익살을 좀 섞어 푸는 자기 만의 색깔이 있어 좋습니다
좋고요 좋네요 ㅎ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동사한 당나귀 두 마리 살리냐고 고생 무쟈게 했습니다.
불완전한 이 글도 차차 고쳐봐야겠습니다.^^
수원 시단을 선도하시는 현탁님 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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