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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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406회 작성일 16-01-26 23:29본문
문정완
테이블 위에 물컵을 엎질렀다
물의 표정들이 결사적으로 합체를 이루겠다고
손바닥을 쫙 내민다
이미 지류의 방향이 갈라졌는데도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안 된다는 듯이
낮은 포복으로 서로를 향해 기고 있다
그래서 한곳에서 결국엔 만나는 모양이다
그 권력으로 수많은 종을 품속에서 키우나 보다
지구의 반을 꿀꺽 삼켰나 보다
물에 빠지면 그 흡인력 매료되어서
아무도 돌아올 생각을 않나 보다
물은 땅보다 단단한 내부를 가졌나 보다
그러니까 물 속에 한번 뿌리를 내린 종들은
물이 그렇게 파도로 흔들어도 지상의 나무처럼
뿌리가 뽑혀져 날아간 기억이 없나 보다
그래서 거기서 푹 눌려 앉아
오래 오래 살고 싶나 보다
<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4"><strong>물로 보지마라 </strong></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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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2">테이블 위에 물컵을 엎질렀다<br /><br />물의 표정들이 결사적으로 합체를 이루겠다고<br /><br />손바닥을 쫙 내민다<br /><br />이미 지류의 방향이 갈라졌는데도 <br /><br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안 된다는 듯이 <br /><br />낮은 포복으로 서로를 향해 기고 있다<br /><br />그래서 한곳에서 결국엔 만나는 모양이다 <br /><br />그 권력으로 수많은 종을 품속에서 키우나 보다<br /><br />지구의 반을 꿀꺽 삼켰나 보다 <br /><br />물에 빠지면 그 흡인력 매료되어서 <br /><br />아무도 돌아올 생각을 않나 보다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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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2">물은 땅보다 단단한 내부를 가졌나 보다</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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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2">그러니까 물 속에 한번 뿌리를 내린 종들은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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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2">물이 그렇게 파도로 흔들어도 지상의 나무처럼</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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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0px"><font color="#c00000" size="2">뿌리가 뽑혀져 날아간 기억이 없나 보다<br /></font><br /><font color="#c00000" size="2">그래서 거기서 푹 눌려 앉아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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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29 12:10:26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엎질러진 물이 권력으로 이어지네요. 대단합니다.
단숨에 일상의 경계를 넘어, 의미의 세계로 우리를 끌고 갑니다.
물이 아니라 이것은 칼이네요. 이면에 숨은 날카로운 의미.
한밤에 시를 읽습니다. 거듭해서..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엎질런 물을 쳐다보다가 ....나는? 물은? 하는 생각에서.
달콤한 꿈 꾸시고
아침부터 황홀하십시오 시엘님!
노정혜님의 댓글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곳이 좋긴 좋은 가봐요
들어가면 싸움질하면서도
끝장이 보일 때까지
떠나지 못하네
늘 주신 글에 감사
건 필하소서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정혜님 고맙습니다 좋은 시 많이 쓰십시오.
시마을은 특히 창작방은 공부를 하기가 좋은 곳입니다.
날씨 춥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발생하는 곳이 많군요.
장소의 발생, 임승유는 결구에
"어쩐지 늙어서 나오는 소녀들이 있다"
하고 시를 맺던데.
사물이나 현상을 등용해서 언어가 살아 움직이도록 해라,
그런 착상과 기표들이 유기체가 되는,
시가 결국 감각의 난이도이겠지만, 결국
사람 피 속으로 흐르는 것. 그렇다면 언어는
비극적 절규에 가깝다. 그런 멍한 생각도,
아직은 작취미성이네요.
하루 시원 상쾌하게 보내십시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어떤 상황으로 심상이 떠올라 입술 방향으로 산고도 없이 순간 쑥 뺀 미숙아 입니다 시가 별것 있겠습니까 수많은 유명시인과 평론가들이 시는 이렇다 정의하고
나름대로의 학파를 설파하지만 오십보 백보,
스토리와 플롯이 살아 있다면 그것이 시다 그것이 없다면 단순 언어의 표시다
그렇게 생각을합니다 공법은 그 다음의 사건이다
끝이 유쾌한 하루되십시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의 시원을 따라가 발원지를 돌아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엎질러진 물의 흐름을 쫓아 세상을 돌아보고, 권력도 돌아보고, 무상함도 돌아보는
그러다가 결국은 끝을 만나게 되어 뒤를 조명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옅은 것 같지만 깊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주 찐한 시향을 가지고 오셔서 읽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멋진시집 한권 묶어시길.
제일 먼저 사보는 독자가 되겠습니다.
철필하십시오 이종원시인님.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권력으로 수많은
종을 품속에서 키우나 보다-
하수도에서 키우는물
그런곳에서 오래도록 살아남는 동물들
대단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는 그런곳에 하루만 있으면
몸이 썩어 죽을 겁니다.
문정완님이 주신 맑은물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갑니다.
늘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씨가 많이 풀려습니다 점심시간인데 ᆢ
점심 맛나게 하십시오.
저도 다녀가신 흔적 고맙게 마십니다 ㅎ
환하게 보냇ㅂ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