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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얀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1,219회 작성일 16-01-29 12:23본문
차가운 자판과 따뜻한 심장 사이를 방황하는 불안한 손가락의 온도를 주억거리며 나는 뭐든지 우연으로 이루어진 도요새의 문법을 소리 내어 읽기로 한다 믿을 수 있는 것만 믿기로 합니다 이 세상은 쓸 수 없는 말들과 쓸 수 있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문법은 구조를 부정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가끔씩 손에 돌멩이가 잡히는 날이 있다 그것을 앞으로 세게 던지면 그것을 맞고 죽어버리는 개구리가 있다 개구리는 언어 따위 없으니까 나를 저주하지 못하겠지 안심이란 항상 어떤 일이 벌어진 다음에야 하게 되는 그림자 같은 것이더군 머릿속에 구름을 기르는 사람은 죽어버린 개구리를 보고 머릿속에 비를 흘리겠지 눈을 내리겠지 측우기의 수위는 불안하게 찰랑거리고 한계를 넘어서서 기록되지 못한 수위들은 눈물이라 명명되겠지 그래서 눈물이 많은 사람을 믿지 않기로 했다 어둠을 담아두는 충분한 공간이 없는 종족들이야 겨우 개구리를 보고 울다니 내가 죽을 때는 나를 위해 흘릴 눈물이나 남아있을까 자판을 두드릴수록 돌멩이는 계속해서 손에 채이고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왜 개구리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 걸까 돌멩이를 던지면 침묵이 되돌아오고 백스페이스 바를 누르듯이 모래성처럼 쌓아놓은 소란이 한번에 녹아내리는 장면을 기록하는 새벽엔 눈물이 많은 사람들은 잠이 든단다 그러니까 너의 기록은 틀린 것이지 이 세상에선 너의 상상보다 더 많은 개구리가 죽어갔단다 죽는 게 장난이냐고 네가 울면서 묻는다 장난이라고 나의 온도를 잃은 나의 손이 빠르게 대답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3 11:03:06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대는 자판에서도 만남과 이별이 이루워지는 시대
그 곳에서 눈에 담긴 감정을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소통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도 필요한 절대 요소겠지요.
자주 좋은시로 마을에 등불을 켜 주십시요.
하얀말님의 댓글의 댓글
하얀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으로 주로 글을 쓰는 지라 선 건너편에서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도 나름 미숙한 소통의 한 방식일 것일진데 가끔씩 제 정돈되지 않은 글로 폐를 끼쳐드릴 것 같습니다. 송구스럽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최승화님의 댓글
최승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앞집에 이사왔습니다. 종종 뵙도록 하겠습니다.
힘이 느껴지는 서술을 아주 가끔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날은 참 기분이 좋은 날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십시오.
하얀말님의 댓글의 댓글
하얀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문장 창작광장(2월부터 사라진다고 합니다)에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난민 비슷한 것이 되었는데 앞집에 이렇게 좋으신 분이 계시니 안심이 됩니다. 따뜻한 집에 새로 이사왔으니 더욱더 열심히 써 집을 볼만하게 꾸미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판과 돌맹이와 개구리 / 담담하게 하는 이야기가 술술 곶히네요
개구리도 돌맹이도 아닌 우연으로만 읽기로 해요
하얀말님의 댓글의 댓글
하얀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우연으로 인연이 태어나고 인연이 이끄는게 인생이란 생각이 듭니다. 담담이란 것이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불쑥 찾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쓰면서 확신을 다져가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촘촘하게 박힌 활자를 여러 번 읽게 되네요.
하얀말님의 댓글의 댓글
하얀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혹 제 조잡한 문장으로 인해 어떤 수고로움을 끼쳐드렸는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여러번 읽어 주신 점만으로도 크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의 새로움을 보여주는 좋은 시를 읽습니다
시인님이 꾸리는 언어의 집에
자주 들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시마을에서 시인님의 좋은 시 자주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