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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깍대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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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20회 작성일 15-07-31 11:25

본문

깍깍대는 아침

 

 

냉커피를 들고 오르는 옥상, 구름 조금, 육감으로 오늘의 일기를 점치는 작은 첨성대. 좁은 바라지를 지난 아침 햇살, 음양으로 분할된 내 그림자의 콘트라스트는 짙고 금새 종이컵 흰 거죽엔 뻘뻘 땀이 솟는다. 빗물이 증발하는 옥상에 신혼을 꾸린 잠자리 한쌍, 간들거리며 첫날을 치른다. 본능 잃은 잠자리의 착시비행. 곁에 헛물켜는 수컷의 가련한 몸짓, 참 끈덕진 훼방꾼이다. 옥상 난간 너머, 텃새의 아침은 늘 등굣길처럼 부산했고 새들의 인사는 짧은 이인칭이었다. 안녕하세요. 부글대던 열대의 밤을 탈 없이 보내셨는지, 어느새 날아든 표독스런 황조롱이 한마리, 메타세쿼이아 정수리를 목 좋은 전망대로 삼는다. 순간 펼쳐지는 날짐승의 얼음땡놀이, 숲 언저리에서 설레발치던 텃새들이 속살대며 나뭇가지 사이를 포롱거렸다. 한여름 쨍볕 아래, 깍깍대는 아침이 헐리고 있다.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04 09:44:3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2

댓글목록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
더운 날이지만 가끔 옥상에서 숲과 나무를 봅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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