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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에 닮은꼴 사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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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72회 작성일 15-07-31 22:23

본문

문밖에 닮은꼴 사내가 있다.

 

 

 

낮달을 미행한 어둠은 늘 문밖에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내는 안으로 열린 문을 찾지 못했다. 하루같이 들고나던 문이었지만 어둠과 통정 후 사내의 그림자는 어두운 문밖을 서성거렸다. 시간 앞에서 이내 잠기는 빗장, 누구도 허락없이 들고날수 없는 문, 점점 뼈마디가 굵어지고 성장판이 닫히는 순간 다시 열지 못하는 것들이 문안에 꼭꼭 감춰졌다. 우루루 어둠의 갈기를 몰고온 사내가 굳게 잠긴 문을 열라 신호를 보낸다. 유리에 반사되는 사내의 구리빛 얼굴, 남모르게 닮은꼴 얼굴을 한 사내의 홑그림자가 문밖에 있다. 사내는 열리지 않는 문전에서 오래된 버릇처럼 신호를 보낸다. 곰삭은 수트와 낡은 구두를 끌고온 중년의 사내, 눈을 들어 찬찬히 둘러보면 안으로 열린 문이 보일법도 한데 주린 아기 젖 보채듯 연신 문을 열어달라한다. 검지에 힘 실어 빨간버튼을 누른다. 빨간버튼의 누름 신호에 수많은 문이 열리고 닫힌다. 살살 달래거나 배꼽인사 없이도 스르륵 스르륵 열린다. 사내는 습관적으로 들 때 한번, 날 때 두번 신호를 보낸다. 닮은꼴 사내를 위해 제일 큰 문을 활짝 열어 놓았지만 그는 언제나 비좁고 작은 문으로 들락거렸다.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빨간버튼, 내 안에 잘 숨겨진 빨간버튼은 굳게 잠긴 문을 부드럽게 여는 마법의 열쇠였다. 그림자처럼 좁은문을 스쳐가는 닮은꼴 사내의 얼굴에 생의 진한 내력이 덕지덕지 내려앉는다. 오늘도 수트를 차려입은 중년 사내가 문밖에서 똑똑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04 09:48: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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