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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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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7회 작성일 16-02-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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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광나루

 

뒷산 산책을 마치고 오는 길

머리를 툭 치는 것이 있어 걸음을 멈췄다

앵두나무 잔가지다

벌써 눈을 달고 있었다

세상에 금년처럼 추운 날씨에도 어떻게 견디고

또드락거리며 고개 내밀 준비를 하다니

조금만 세게 당겨도

끊어질 것 같은 가는 허리를 하고도

깡마른 얼굴

여기저기 흠집이 저리도 많은지

아마 작년 봄에

앵두 좋아하는 나그네가

손닿지 않은 곳에 열린 열매

가지째 잡아당겨 생채기를 낸 것이 틀림없다

빨간 열매

말간 열매

보고 있으면 얼마나 좋아

가끔 한두 개야 따먹을 수도 있겠지만

가지를 꺾다니

버린 가지가 반쯤은 썩어 누워 있다

욕심나면 무엇이든

무슨 짓이든 상관없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것을

같이 있을 땐 함께 숨 쉬는 것이기에

서 있고 걸어가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앵두나무 밑동에 손을 대어 본다

가녀린 바람 불어와

가지 끝을 흔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5 15:34:2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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